[야구/스타포커스]중앙고 남찬섭 ‘의미 있는 1승’ 사냥

  • 입력 2003년 6월 29일 2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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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없이 던졌다.”

중앙고 에이스 남찬섭(18·3학년)이 29일 8이닝 완투승으로 팀에 귀중한 첫승을 안겨줬다. 중앙고의 8회 콜드게임승으로 끝난 이날 남찬섭은 10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6안타 3볼넷 1실점으로 충암고 타선을 잠재웠다.

승부구로 자주 던진 바깥쪽 빠른공은 포수 이희근의 미트에 쏙쏙 꽂혔고 유인구로 던진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에 충암 타자들은 연신 헛 방망이를 돌렸다.

남찬섭에게 이날 승리는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바로 프로야구 2차지명 하루 전날 거둔 승리이기 때문. 키 188㎝ 몸무게 92㎏으로 파워 넘치는 체격의 남찬섭은 올 최고의 호투로 각 구단 스카우터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지난해 5월 광주일고에서 전학을 온 이유도 오늘처럼 자신의 진면목을 보다 많은 프로야구 관계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였다.(남찬섭은 30일 열린 2004프로야구 신인 2차지명에서 두산 베어스에 4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또 하나 지난 대통령배 8강때 동료들에게 진 빚을 일부나마 갚은 것 같아 더욱 기분이 좋았다. 남찬섭은 4대10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동료들이 12대 10으로 역전시키자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8회 동점타를 얻어 맞고 9회 역전 주자를 내보내 결국 13대 12로 패배하는 빌미를 제공했었다. 이때의 실수를 거울삼아 쉽게 흥분하는 약점을 고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이 이날의 호투를 있게 했다.

가장 존경하는 ‘국보급 투수’ 선동렬이 졸업한 광주 송정 동 초등학교 3학년때 야구를 시작해 충장 중학교를 거쳤다.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가장 짜릿했던 기억은 초등학교 5학년때 리틀야구 결승에서 6회(리틀야구는 규정이닝이 6이닝) 동점 3점홈런을 친 것.

처음 야구하는 것을 반대하던 부모님(남정식(53) 설혜성(47))도 이 경기를 계기로 적극적인 후원자로 변모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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