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어제오늘]인천 장수동, 이승훈선생 고향

  • 입력 1997년 6월 3일 07시 42분


도심지역보다 벚꽃 개화시기가 1주일 가량 늦는 인천 남동구 장수동(長壽洞)은 물좋고 산수가 빼어나 장수마을로 유명하다. 휴일이면 10여만명의 인파가 몰리는 인천대공원이 들어섰고 아파트단지 조성사업도 활발한 이곳의 관모산 소래산 산자락에는 장자부락 마니골 등 장수와 관련있는 유서깊은 마을이름이 남아있다. 한국 최초의 영세자로 서울 명동에서 천주교회를 창설한 베드로 李承薰(이승훈·1756∼1801)선생은 평창 이씨 집성촌인 장수동이 고향이다. 서울에서 주로 자란 그는 중국인 신부 周文謨(주문모)의 포교활동을 도와주었다가 유배됐고 신유박해때 서소문밖에서 참수당했다. 그의 아들 身逵(신규)와 손자 在誼(재의) 증손자 連龜(연구) 籍九(적구)형제도 비밀리에 포교활동을 벌이다 각각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를 거치면서 인천 제물포 등지에서 참수됐다. 이들 5명의 순교자들은 남동정수장 북쪽의 장수동 초곡산에 묻혔고 이선생의 유해는 지난 1981년 경기 광주군 천주교성지인 천진암으로 옮겨져 현재 비석과 가묘만 남아있다. 관모산 일대의 88만평부지에는 인공호수 식물원 야외공연장 등을 갖춘 인천대공원이 자연휴식처로 자리잡았고 물이 깨끗한 관모약수터 상아약수터 등지에는 약수를 뜨기 위해 새벽부터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인천〓박희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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