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칼럼]박세영 서치케스트 대표/ 대안 교육의 가능성,사이버교

  • 입력 2001년 2월 26일 09시 37분


요즘 아이들은 방학을 싫어한다. 우리 세대가 어릴 적 방학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요즘 아이들은 오히려 방학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개학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유는 우리 어른들이 어릴 때 누렸던 방학 때의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요즘은 방학이라고 아이들을 자유로이 놔두는 부모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방학이라고 해도 아이들은 학원이다 과외다 해서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 보니 오히려 개학해서 학교에 다니는 것보다 몇 배 더 고달픈 나날을 보내야만 한다.

아이들 이이야기로는 오히려 학교에서 누릴 수 있는 자유가 더 많다고 한다. 이미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통제하는 데 어느 정도 포기한 상태이고 보면 아이들이 느끼는 자유의 정도가 집에서보다는 학교에서의 생활이 훨씬 더 클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나라 공교육에서는 이미 아이들에게 사회의 건강한 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포기한 듯이 보인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교육이란 대학입시를 위한 지식전달 만이 그 유일한 목표가 되어버린 지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이런 문제로 인하여 요즘 부모치고 아이들의 교육 때문에 이민을 한 두 번 생각해보지 않은 부모는 없을 것이다.

또한 학교의 선생님들도 그들의 교육관을 실현하기에는 너무나 열악한 교육환경과 통제되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사표내기를 한 두 번 생각해 보지 않은 선생님도 없을 것이다. 이렇듯 부모들이나 선생님들이나 이미 우리 나라의 공교육 기관에서 실시되는 교육에 대해서 어느 정도 포기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현교육의 역기능으로 인해 대안학교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교육 목표를 가지고 대안학교들이 설립되고 있지만 기존의 교육 시스템을 전면 부정하기에는 아직 그 힘이 매우 미약하다. 이는 교육의 이상과 현실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상적인 면은 어느 정도 충족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인 문제, 즉 입시의 문제에 있어서는 대안학교의 교육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인터넷 사이버 교육이 해결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미 그러한 낌새는 대학에서부터 일어나고 있다. 사이버 대학의 설립 붐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지금은 대학을 중심으로 사이버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추세가 초, 중, 고생을 대상으로 확대된다면 기존의 공교육 기관이 안심하고 있을 입장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 사이버 대학의 개교가 붐을 이루고 있다. 정식으로 교육부의 허가를 받고 개교하는 사이버 대학만 9개이다. 이를 통해 약 6천 여명의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교육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단기 강좌나 정식으로 인가받지 않은 사이버 대학까지 따진다면 이미 수백개의 인터넷 상의 교육기관이 생겨난 것이다.

미국은 이미 몇 년전부터 사이버 대학이 붐을 이루어 약 1,400만 명의 학생들이 사이버 교육을 받고 있다. 이러한 사이버 교육의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약 500억 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실질적으로 지식전달이 전부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전달마저도 현실적으로 학교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학원이나 개인지도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아침 일찍 혹은 밤늦은 시간에 아파트 입구에 쉴새없이 왔다가는 학원차를 보면 이 나라에 과연 공교육은 있는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어차피 학교 교육의 유일 목표가 지식전달이고 그것마저도 학원이나 과외수업에 빼앗긴다면 더 이상 학교는 이 땅에 설자리가 없어지고 말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교육이 활성화된다면 학교는 그 존재의 의미를 재검토해 보아야만 할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학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교육 프로그램을 다시 만드는 것만이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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