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223>天下에 有達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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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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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達尊이라고 하면 어느 곳이든 어떤 시대든 보편적으로 존중받는 세 가지라는 말이다. 곧 官爵, 年齒, 德을 가리킨다. 바로 ‘맹자’의 이 장에서 나왔다. 達尊은 ‘보편적으로 통하여 존중받는 것’이란 뜻으로, 通尊(통존)이라고도 한다.

맹자는 齊(제)나라 宣王(선왕)이 부르자 명을 어겨 조정에 가지 않았다. 景丑氏(경추씨)는 그것을 두고 ‘군주가 명하여 부르시거든 말에 멍에를 매기까지 기다리지도 않는다’는 태도와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맹자는 조정에서의 서열, 생활공동체상의 나이에 따른 순서, 世敎(세교)상의 가치 질서는 모두 존중받아야 하며, 조정의 서열이 나머지 두 가지를 압도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爵一, 齒一, 德一은 爵과 齒와 德이 각각 하나라고 나열한 것이다. 齒는 年長者(연장자)를 뜻한다. 莫如爵은 爵이 높은 사람이 가장 존경받는다는 뜻이다. 爵은 벼슬의 位階(위계)를 말한다. 德은 得(득)이란 글자와 관련이 있다. 즉 德이란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體得(체득)한 것을 말하며, 윤리적 덕목들을 아우른다. 鄕黨은 거주하는 鄕里(향리)를 뜻한다. 周(주)나라에서는 500호의 취락을 黨, 25개의 당을 鄕이라 했다고 한다. 輔世는 세상을 도와 사람들에게 보탬을 준다는 말이다. 長民은 백성들을 生育(생육)시킨다는 말로, 백성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시키는 일에서부터 백성들의 인간다운 가치를 키워주는 일에 이르기까지 두루 가리킨다.

사람이 누구나 소망하는 가치를 흔히 五福(오복)이라고 한다. 五福은 서경 ‘洪範(홍범)’편에 나오는데 壽(수), 富(부), 康寧(강녕), 攸好德(유호덕), 考終命(고종명)을 말한다. 강녕은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함이다. 유호덕은 덕을 좋아하여 실천함이다. 고종명은 하늘이 부여한 천명을 다 살고 좋은 죽음을 맞이함이다. 달존과 오복에 공통된 것이 壽와 德이다. 인간은 오래 산다고 복 받았다고 할 수는 없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가치 있는 무언가를 남과 공동체에 베풀 때 참으로 복을 누린다고 할 수 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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