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변이 안 나와 우는 아이, 성장도 운다

  • 입력 2009년 9월 7일 02시 59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될 줄 알았는데, 이제는 딸이 화장실 가는 일조차 무서워해요.”

직장인 김모 씨(34·여)는 여섯 살 난 딸의 화장실 문제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딸은 3, 4일에 한 번꼴로 대변을 본다. 하지만 그때마다 대변이 잘 나오지 않아 울음을 터뜨릴 정도로 힘들어한다. 전형적인 소아변비 증상이다.

변비는 대변을 3, 4일에 1회 정도 보고 변이 딱딱하며 건조한 현상을 말한다. 소아도 성인과 마찬가지로 변비에 걸리면 배변에 걸리는 시간이 길고 통증이 수반된다. 이런 증상이 수개월간 지속되면 만성변비로 발전된다.

변비는 항문이 좁아지는 항문협착증이나 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배설 기관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배변 활동에 대한 부담감이나 두려움이 변비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학교 등 집이 아닌 곳에서 볼일 보기를 꺼려 대변을 참는 경우가 많다. 이는 변비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밖에도 스트레스, 편식, 불규칙적인 식습관으로 변비가 생긴다.

변비에 걸리면 늘 속이 더부룩하고 식사를 해도 배변활동이 나아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편식이 심해지거나 식사 자체를 꺼리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그에 따라 충분한 영양섭취가 이뤄지지 않아 몸이 허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진다.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변비는 소화흡수 장애로 진단된다. 설사도 소화흡수 장애의 한 증상이다. 소화흡수 장애는 아이의 성격이 예민하거나 주변 환경이 자주 변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흔히 발생한다. 긴장된 생활이 연속되면서 장 기능이 불안정해져 나타나기도 한다.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한방에서는 ‘신수기(腎水氣·신장의 기운)’가 부족하거나 ‘비위(脾胃·비장과 위장)’ 기능이 약해져 나타나는 현상으로 본다.

성장장애 치료전문 편강한의원 정성미 원장은 “설사와 변비로 인해 제때에 필요한 영양소가 흡수되지 못하면 몸이 왜소해지는 저신장증이 발생한다”면서 “아이의 체질을 먼저 정확히 진단하고 소화흡수 장애 원인을 규명해 부족한 기운을 보강하면 변비와 설사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매일 대변을 보지 않거나 대변보는 시간이 길어지면 물이나 우유 등으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과일이나 섬유질이 많은 채소를 많이 먹이는 것도 변비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많이 뛰어놀게 하거나 연령에 맞는 운동을 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설사에는 찬 음료나 탄산음료보다는 따뜻한 보리차를 마시도록 한다. 또한 자극이 적고 소화하기 쉬운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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