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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7월 29일 1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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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건강은 겨울 건강의 초석
동병하치는 말 그대로 ‘동병(冬病)’ 찬 기운을 접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감기, 비염, 천식 등을 ‘하치(夏治)’ 왕성한 여름 기운으로 치료한다는 뜻이다. 대전 함소아한의원 윤철상 원장은 “여름철에도 찬바람을 쏘이거나 찬 음식만 먹어도 기침을 하거나 감기, 냉방병에 걸리는 아이들이 많다.” “특히, 폐가 약한 아이는 더욱 이런 증상이 더 잘 나타나며 추운 계절이 되면 감기나 비염, 기관지염, 폐렴, 축농증 등 호흡기 질환을 달고 살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한의학에서는 겨울병의 원인을 차가운 기운 또는 양기의 부족으로 본다. 차가운 기운이 몸 곳곳으로 침입하여 혈액순환을 방해하거나 양기를 손상시켜 각종 질환에 노출되는 것이다. 그러나 날씨가 더운 여름, 특히 삼복이라고 부르는 소서에서 처서까지는 1년 중 자연의 양기가 가장 왕성하여 차가운 기운의 기세가 꺾이는 시기이다. 인체의 양기도 가장 높기 때문에 이때 폐 기운을 북돋으면 면역을 강화하고 겨울병을 예방할 수 있다.
1. 여름감기&냉방병
냉방이 잘된 환경에 장시간 있거나 찬 음을 과하게 먹어 속이 허해졌을 때 여름감기나 냉병병에 걸리기 쉽다. 주요 증상은 머리가 아프고 오한이 들거나 몸이 찌뿌드드해지는 것. 땀이 나지 않고 심하면 구토, 설사 증상도 있다. 실내에서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한 시간에 한번 이상 끄고 내부 환기를 시켜야 한다. 대형마트나 은행 등 냉방이 잘 된 곳에 갈 때는 얇은 긴소매 옷을 준비하자. 자가용에서 내리기 5분전엔 에어컨을 끄고 실내 공기를 덥혀야 밖과 안의 급격한 온도차를 줄일 수 있다.
■ 한방에서는 이렇게: 적당히 땀을 내면서 기운이 잘 순환되게 해야 한다. 향유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향유 4~6g을 찻잔에 담아 우려내서 차갑게 식혀 마신다. 더운 성질의 약재이기 때문에 뜨겁게 마시면 오히려 구토, 두통 등이 생길 수 있다. 한방에서는 여름철 폐와 관련된 혈자리에 매운 성분의 약재가 들어 있는 한방파스(삼복첩)를 붙여 폐를 강화하고 겨울철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도 한다.
2. 더위병
한여름 뜨거운 열기 때문에도 병이 생긴다. 한방에서는 이것을 ‘주하병’이라고 하는데 흔히 ‘더위 먹었다’고 말한다. 땀이 많이 나고 원기가 빠져나가 온 몸에 힘이 빠진다. 걸음걸이가 무거워지거나 식욕이 떨어져 밥 먹기를 거부한다.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 양질의 단백질로 원기를 보충하고 수박, 포도, 토마토 등의 과일을 먹어 모자란 진액(몸속 수분)을 보충하면 좋다. 햇볕이 강해지는 오전 11시부터 오후3시까지는 야외활동을 삼가고 박물관, 수족관 등 실내놀이를 즐긴다. 덥다고 찬물 샤워는 금물.
■ 한방에서는 이렇게: 몸속 진액과 원기를 보충해줘야 한다. 맥을 살린다는 의미가 담긴 생맥산차는 대표적인 여름용 한방차다. 맥문동, 오미자, 인삼을 2:1:1의 비율로 넣어 보리차처럼 끓여서 마시면 더위에 지친 몸을 보살필 수 있다.
3. 배앓이
더운 여름 아이들은 아이스크림과 음료수, 얼음 등을 즐긴다. 배를 드러내고 자는 것도 예삿일. 그러나 사람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여름엔 땀을 내는데 이때 피부 겉은 더운 반면 속은 차가워지기 때문에 찬 음식을 많이 먹으면 탈이 난다. 더위 때문에 장이 무력해져서 조금만 방심해도 문제가 생긴다. 복통, 설사,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찬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익히지 않은 음식은 삼가야 한다. 평소 배꼽 주위를 시계방향으로 마사지해주면 좋다.
■ 한방에서는 이렇게: 복통과 설사가 있으면 탈수를 방지해야 한다. 보리차 1000ml에 소금 반 티스푼, 설탕 2 티스푼을 넣고 끓여서 마시면 좋다. 매실은 해독작용이 뛰어나고 배탈 증상에 좋다. 매실 원액과 물을 4:6 비율로 희석하여 마신다. 갈증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4. 다한증
여름에 유달리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가 있다. 적당히 흘리는 땀은 건강에 꼭 필요한 요소지만 지나치게 흘릴 때는 문제가 된다. 땀을 흘리고 나면 기운이 빠지고 식욕이 떨어지면서 성장도 지연되기 때문이다. 속열이 지나치게 많거나 몸 밖의 해로운 기운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기가 약했을 때 땀이 많다. 아이가 땀을 흐리고 난 후엔 물이나 제철과일로 수분섭취를 충분히 해야 하고 옷이 젖었으면 바로 갈아입혀야 한다. 오전에 아이를 창가에 앉혀 2~3분간 풍욕을 시키는 것도 좋다.
■ 한방에서는 이렇게: 땀으로 빠진 기운을 보충해줘야 한다. 낮에 땀을 흘리는 아이라면 황기 10g을 넣고 한 시간 정도 달인 물에 쌀을 넣고 푹 끓여 죽을 만들어 먹인다. 식은땀을 흘린다면 대추죽도 좋다. 물에 찹쌀을 풀어 끓이다가 씨를 빼고 곱게 다진 대추를 넣고 끓인다.
*도움말_윤철상 원장(대전 함소아(含笑兒)한의원)
중국에서 유래된 삼복첩은 1년 중 양기가 가장 강한 초복, 중복, 말복(총 3회)을 즈음하여 폐기운을 강화하는 혈자리(폐수, 전중, 대추혈 등)에 붙이는 한방패치이다. 강즙, 백개자 등 매운 성분의 약재가 함유되어 있는 삼복첩을 붙이면 경락과 기혈을 통해 폐의 정기를 북돋아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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