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춤… 인형극… 신명나는 한마당… 안성 죽산예술제

  • 입력 2006년 6월 9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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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산예술제에서 10일 공연되는 안성수 픽업그룹의 현대무용 ‘전야’. 사진 제공 웃는돌
죽산예술제에서 10일 공연되는 안성수 픽업그룹의 현대무용 ‘전야’. 사진 제공 웃는돌
보름달 빛이 은은하게 퍼지는 저수지. 둑길에서는 무용가 홍신자 씨가 시낭송을 곁들여 벌이는 ‘걷기 명상’이 연인들의 발길을 끌고, 별빛 아래 펼쳐지는 인도네시아의 전통 그림자극이 가족 관객들을 유혹한다.

자연과 예술, 인간에 대한 초록빛 명상이 가득한 ‘안성 죽산예술제’(예술감독 홍신자)가 올해로 12회째를 맞았다. 9∼11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 용설리 용설저수지 주변에서 열리는 올해 축제의 주제는 ‘그린 피플(Green People)’.

‘안성 죽산예술제’는 무용가 홍신자 씨가 이끄는 ‘웃는돌’ 무용단이 주최해온 행사로 실험예술을 추구하는 국내외 무용인들이 참가해왔다. 올해 참가자들의 면면은 좀 더 다채롭다.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에서 16년 동안 지내며 저서 ‘오래된 미래’를 쓴 스웨덴 태생의 생태환경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르 호지, 중국의 거대한 사막 ‘모우스’를 숲으로 만든 인위전(殷玉眞)-바이완샹(百萬祥) 부부가 초청됐다.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이들과 함께 영상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된다.

안성시와 경기도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웃는돌 무용단의 전용극장에서 벗어나 인근 용설저수지와 용설아트스페이스 등을 활용하는 지역축제로 확대됐다. 해외 공연으로는 티베트의 전통춤, 인도네시아의 그림자 인형극, 미국 무용단 ‘린다 몬타노’의 웃음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 로프에 불을 붙여 돌려 여러 모양을 만드는 즉흥 행위 예술 ‘노마즈 크리에이션스’ 등이 초청됐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그림자 인형극을 보여줄 ‘비모 댄스시어터’는 최근 강진으로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욕야카르타에서 활동하는 무용단으로, 공항은 물론 단원들이 활동하는 집과 극장이 모두 파괴된 상태에서도 이 행사에 참가하기로 했다. 몬타노의 ‘웃음 퍼포먼스’는 웃는 행위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도 그 파동을 전하며 나중에는 모두가 함께 웃는 체험 행위예술이다.

국내 공연으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82-2호 서해안 배연신굿과 대동굿 예능보유자인 김금화 씨 등 16명이 출연하는 굿이 지역주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안성수 픽업그룹, 홍신자 퍼포먼스, 이영일 춤무대, 윤인숙(성악), 박동욱(타악), 안데스 음악그룹 등의 공연이 마련됐다.

이 밖에도 누구나 드럼을 칠 수 있는 드럼서클, 보름달 야외에서 펼쳐지는 댄스파티, 홍신자와 함께 하는 걷기 명상, 인디언 이야기와 워크숍 등 관객이 참여하는 다양한 행사도 펼쳐진다. 1일 참가비 2만 원, 2일 3만 원, 3일 4만 원. 031-675-0661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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