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韓만화vs日만가…브뤼셀 페스티벌 韓만화개성에 찬사

  • 입력 2005년 4월 14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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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만화의 중심지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16일까지 열리는 ‘15일간 만화 페스티벌’의 관람객들이 한국 만화를 주의깊게 보고 있다. 이번 페스티벌에 주빈국으로 초대된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 호평이 쏟아졌다. 브뤼셀=금동근 기자
유럽 만화의 중심지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16일까지 열리는 ‘15일간 만화 페스티벌’의 관람객들이 한국 만화를 주의깊게 보고 있다. 이번 페스티벌에 주빈국으로 초대된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 호평이 쏟아졌다. 브뤼셀=금동근 기자
유럽의 만화 중심지 벨기에에서 한국 만화가 호평을 받았다.

16일(현지시간)까지 브뤼셀에서 열리는 ‘15일간 만화 페스티벌’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대받아 전문가와 일반 애호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 브뤼셀 시가 주관하는 이 페스티벌은 프랑스의 앙굴렘 만화축제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만화제로 꼽힌다.

한국에선 ‘동아LG 국제만화페스티벌(DIFECA)’ 조직위가 선정한 작품과 초대 작가들이 참가했다. 정철(32), 최규석(28), 변기현(27) 씨 등 신진작가들의 작품은 현대인의 복잡다단한 생활과 판타지, 실존 문제 등을 다뤄 언어의 벽을 뛰어넘어 관객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냈다.

한국 전시관이 마련된 곳은 브뤼셀에서 가장 번화한 시청 앞 광장을 마주보는 건물. 전시관이 이달 초 문을 열자 호기심 어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본의 ‘만가(漫畵)’는 이미 시내 서점의 주요 부스를 차지할 정도로 보급돼 있는 상황에서 관람객들은 ‘만가’에 비해 예술적 측면을 강조한 한국 만화의 특징을 발견하고 놀라는 모습이었다.

제랄드 아노티오(31) 씨는 “일본의 만가는 그림과 소재가 비슷비슷한 데 비해 한국 만화는 작품마다 개성이 독특하다”고 말했다. 한국 전시관에는 또 ‘IT선진국’답게 디지털 만화를 상영하는 대형 모니터 5대가 설치돼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땡땡’과 ‘스머프’가 탄생한 벨기에는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주변국의 만화 애호가들이 주말마다 ‘만화 쇼핑’을 올 정도로 만화가 발달한 곳. ‘7세부터 77세까지’라는 ‘땡땡’의 슬로건처럼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만화 구독이 활발하다. 따라서 한국 만화가 이 곳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유럽 진출에 청신호라고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만화 출판을 전문으로 하는 ‘다르고’ 출판사의 편집장 이브 쉴리르프 씨는 “앙굴렘에서 한국 만화 두 작품의 판권을 이미 구입했다”며 “한글을 몰라 내용을 자세히 파악하진 못했지만 일단 그림은 유럽 시장에 충분히 통할 정도로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벨기에 스토리 작가의 글과 한국 만화가의 그림을 결합시키는 제휴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주최 측은 한국 전시관을 소개하는 글에 만화의 한글 발음을 그대로 영문자로 옮겨 ‘만화(Manhwa)의 발견’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번 페스티벌을 계기로 ‘만화’가 ‘만가’처럼 제 이름을 유지한 채 유럽 시장에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브뤼셀=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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