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허영만 인기만화 ‘식객’5권 나왔다

  • 입력 2004년 1월 15일 18시 26분


코멘트
“지금 세상에서 가장 치사하고 졸렬하고…비겁하고…더러운 식사를 하고 있단 말이다.”(식사의 고통 중)

최근 발간된 인기 만화 ‘식객’ 5권(사진)에서 독자가 뽑은 명장면 명대사 중 하나. 이번 5권은 동아일보 C7면에 최근 연재된 ‘반딧불이’ ‘매생이의 계절’ ‘식사의 고통’ ‘탁주’ ‘청주의 마음’ 등 5개 에피소드를 담았다. 이전에 출간된 1∼4권처럼 작품마다 기록한 취재 일기와 작가의 에세이가 재미와 감동을 더한다.

‘식사의 고통’에서 나오는 대사는 만년 고시생 상구가 자기를 뒷바라지 해온 애인 민지가 죽은 지 6일 만에 식사를 하다가 울부짖으며 읊는 말이다. 애인이 죽자 살기 싫다던 그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밥을 먹는다. 작가는 취재일기에 “친구의 부고가 내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던 날, 그럼에도 TV 프로그램을 보고 나로 모르게 웃어버렸다.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고 적고 있다.

‘식객 5권’에는 또 하반신 불구인 어머니가 마라톤 선수인 아들을 위해 삼계탕을 만들어 주는 ‘반딧불이’를 비롯해 매생이 탁주 청주에 얽힌 사연이 선보인다.

전남 일대에서 나는 매생이는 비단결처럼 고운 질감에 바다의 향기가 담긴 음식으로 11월부터 2월까지가 제철. 전남에서도 최고의 산지인 장흥 내저마을을 직접 취재해 극화했다.

청주 편에선 술도가 형제의 이양주(두번 빚어 만드는 청주) 대결 사연을 담았다. 김일목은 부친이 자기에게 물려줄 것으로 알았던 술도가를 동생 이목에게 물려주자 집을 뛰쳐나간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주최한 이양주 빚기 대회에서 조우한 이들 형제는 서로 최선을 다해 술을 빚는다. 최종 순간 마지막 반전이 돋보인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