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학의 면접 구술 길라잡이]올바른 말하기

  • 입력 2001년 4월 19일 18시 41분


◇자신감 갖소 자기 생각 또박또박

지난해 모대학 면접 구술고사장에서 실제 있었던 일화.

교수:“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양립할 수 있는가?”

학생:“모르겠습니다.”

교수:(더 기회를 주고 싶어) “그러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해 아는 만큼만 설명해 보게.”

학생:“아무리 그러셔도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겁니다.”

면접 구술고사 심사위원을 지낸 교수들은 “면접의 기본도 모르는 학생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학생의 잘못이 아닐지도 모른다. 학교에서 면접 구술고사를 대비한 수업을 받아보지 않았으니까. 올해부터는 면접 구술고사가 대학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져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수험생은 혼자라도 면접 구술고사에 대비할 수 밖에 없다.

수험생은 “당황해 아는 것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면접에서 수험생들은 대개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나?”는 등의 10여개 질문 공세를 받는다. 시험관들은 긴장한 수험생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처음에는 가벼운 질문부터 시작하지만 갈수록 까다로운 질문을 던진다.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려면 △자신감을 갖고 △평소에 꾸준하게 연습해야 한다.

◇자신감 가지기

대학은 ‘공부 잘 하는 학생’을 뽑고 싶어한다. 쉬운 수능, 성적 부풀리기 내신 성적 등을 신뢰할 수 없어 고안한 방법이 면접 구술고사다.

이 때문에 면접 구술고사는 ‘본고사’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사고력이나 인성(人性)을 측정하는 기본소양보다 전공 지식을 측정하는 교과적성의 비중이 크다.

교수들은 한두 마디 말실수로 당락을 결정하지 않는다. 교수들이 학생들의 머릿속에 있는 학력을 측정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갖춘 분들임을 믿고 마음 편하게 답변하면 된다. ‘말 한마디가 인생을 좌우한다’는 생각에 잔뜩 긴장하는 학생, 말이 유창하지 않거나 사투리를 쓰거나 남 앞에서 지나치게 떠는 학생들도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면접 구술고사는 언어의 유창성을 측정하는 시험이 아니다. 다소 말을 더듬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 구술고사는 결국 말로 하는 시험이다. 따라서 연습하면 누구나 잘 할 수 있다. 예상 문제를 놓고 연습하면서 몇가지 사항을 주의하면 된다. 연습 방법으로는 다음의 두가지를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연습하기

예상문제를 놓고 혼자 또는 여럿이 함께 연습할 수 있다. 혼자 연습할 때는 시계 거울 녹음기 등을 활용한다. 녹음기로 자신의 답변을 들어보고 흡족한 답변이 나올 때까지 연습하는 것이 좋다.

친구들과 함께 연습할 때는 4명이 한 팀이 되어 1명씩 번갈아 가며 답변한다. 3명은 채점하고 채점 근거를 밝힌다. 함께 연습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올바른 면접을 할 수 있을까 토론하는 것도 좋다.

정선학(중앙교육진흥연구소 논술팀장·02―2296―8000)jsh2526@eduto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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