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212>示(보일 시)

  • 입력 2005년 6월 13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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示는 갑골문에서 신에게 제사를 드리기 위한 제단을 그렸으며 이후 제물을 뜻하는 가로획이 위에 추가되었고, 다시 ‘설문해자’의 해석처럼 하늘이 내리는 화복을 상징하기 위해 글자의 아랫부분 양편으로 획이 더해져 지금처럼 되었다. 이를 따라 글자의 뜻도 제단에서 신이 길흉을 내려준다는 의미에서 ‘나타내다’와 ‘보여 주다’ 등으로 확장되었다. 그래서 示로 구성된 한자는 제사와 관련된 의미를 가진다.

먼저, 신을 나타내는 경우인데, 神(귀신 신)은 원래 번개(申·신, 電의 원래 글자) 신을, 社(토지 신 사)는 토지(土·토) 신을, 祖(조상 조)는 할아비(且·차)로 대표되는 조상신을 말한다.

둘째, 제사와 관련된 경우로, 祭(제사 제)는 고기(月·육)를 손(又·우)에 들고 제단(示)에 올리는 모습을, 祀(제사 사)는 제사를 드리는 자손(巳·사)을, 祝(빌 축)은 제단 앞에 입을 벌린 채 꿇어앉아(兄·형) 축원하는 모습을, 祈(빌 기)는 도끼(斤·근)를 놓고 사냥의 성공을 비는 모습을, 禱(빌 도)는 장수(壽·수)를 비는 모습을 그렸다. 또 禪(봉선 선)은 땅을 편평하게 하여(單·단) 산천의 신에게 지내는 제사를, 체(종묘 제사 이름 체)는 5년마다 지내는 크고 성대한(帝·제) 제사를 말한다. 또 禮(예도 예)는 귀한 옥과 음악(豊·예)을 동원해 신에게 드리는 제사행위로부터 ‘예도’의 의미를 그렸다.

셋째, 사당과 관련된 것으로, 宗(마루 종)은 조상의 위패를 모신 집(면·면) 즉 종묘를, (니,이)(아비사당 녜)는 가장 가까운(爾·이) 아버지를 모신 사당을, 석(위패 석)은 위패를 모신 돌(石·석)로 만든 감실을 말한다.

넷째, 신이 내리는 복과 재앙에 관한 글자들인데, 禍(불행 화)는 앙상한 뼈와 제단을 그려 ‘재앙’을, 福(복 복)은 술통과 제단을 그려 ‘복’을, 祥(상서로울 상)은 길상의 상징인 양(羊·양)과 제단을 그려 ‘상서로움’을 나타냈다. 또 祚(복 조)는 신이 만들어 주는(乍·사, 作의 원래 글자) ‘복’을, 수(빌미 수)는 신이 내리는(出·출) ‘재앙’을 말한다.

하 영 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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