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요리사의 음식레슨]모듬야채 비빔국수

  • 입력 1999년 12월 23일 18시 52분


‘숙제는 진지하게 해서 보내세요.’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7)의 알림장을 살펴보던 주부 신미숙씨(34·경기 군포시 산본동)는 선생님의 메모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지난 주말 숙제는 ‘아빠랑 함께 알아보기’였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다시 숙제장을 뒤진 신씨는 ‘야생동물에 대해 알아보세요’라는 숙제 제목아래 남편이 또박또박 써 넣은 글을 확인했다. ‘저에 대해서 뭐가 그렇게 알고 싶은 거죠?’

신씨는 급히 선생님께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으로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부랴부랴 준비한 것이 모듬야채 비빔국수. 유치원 선생님과 신씨 가족은 얘기꽃을 피우며 국수를 비벼먹었다. 음식맛에 반한 선생님의 노여움(?)은 눈녹늣 녹아버렸고.

그 날 저녁 남편이 머리를 긁적이며 하는 말. “그 답이 그 답 아니겠어? 똑같은 답을 보느라 피곤할 선생님을 생각해서 한 일인데….”

신씨가 ‘철없는 남편’이 벌여놓은 사태를 수습할 때 효과만점이었다고 말하는 모듬야채 비빔국수.

▽재료(4인분)〓모밀국수 300g,쇠고기(혹은 닭고기) 200g,상추 6장,깻잎 1묶음,오이 1개,배 당근 각각 ½개,양배추잎 1장,양념장(양파 ½개,간장 물엿 참기름 각각 1큰술,고춧가루 식초 각각 3큰술,설탕 2큰술,소금 ⅔큰술,통깨 ½큰술,겨자갠 것 1작은술,육수 ⅓컵)

▽만드는 법〓①국수는 삶아 건져놓고 쇠고기나 닭고기는 삶아 편육모양으로 썬다 ②양파를 제외한 모든 야채를 채썬다 ③양파를 갈아 양념장의 나머지 재료와 섞는다 ④야채와 국수를 보기 좋게 담고 양념장을 곁들인다.

▽참!〓“비빔국수의 맛은 양념장이 결정합니다. 마늘 대신 양파를 넣으면 달작지근하면서도 매콤해요.”

〈김진경기자〉k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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