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활짝 핀 노오란 해바라기는 씨앗이 몇개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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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아라이 마키 지음/사과나무 옮김/32쪽·1만 원/크레용하우스

가을꽃들이 고운 9월입니다. 꽃 가까이 다가서니 바쁘게 윙윙거리며 일하는 벌들이 보이네요. 벌이 무서워 꽃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었던 어릴 적 기억이 납니다. 담벼락의 해바라기는 까치발을 하고 목을 쭉 빼도 잘 볼 수 없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미안한 일이지만 아직 다 자라지 않은 해바라기 꽃을 따서 꽃잎을 한 장씩 세어본 적이 있습니다. 궁금했거든요.

오늘 소개할 책의 작가도 그런 마음이었을까요? 해바라기 꽃잎을 한 장씩 늘어놓고 보여줍니다. 바깥쪽에 있는 혀꽃은 그래도 세어볼 만합니다만 안쪽에 암술과 수술을 갖춘 대롱꽃은 세어보다가 눈이 빠질 뻔했어요. 궁금한 걸 못 참는 녀석들이라면 아마 다 세어볼 것 같습니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 그 대롱꽃들은 딱딱한 껍질을 가진 해바라기 씨앗들로 변합니다. 이 대목에선 실제 크기의 해바라기 씨앗을 보여주고 해바라기 하나에서 얻을 수 있는 씨앗 전부를 줄맞춰 늘어놓고 보여주네요. 이것도 세어보는 아이들이 있겠지요?

작가는 그 과정을 아주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관찰한 것을 세밀화로 그려냈어요. 해바라기 꽃을 반으로 잘라낸 단면도와 꽃 안쪽의 규칙적으로 배열한 듯 피어난 대롱꽃그림이 생생합니다.

꽃 하나를 보더라도 아이들마다 관심을 두는 부분은 다르지요. 이 책이라면 해바라기에 대한 서로 다른 호기심을 충분히 채워줄 것 같습니다. 지금은 꽃, 줄기, 이파리, 씨앗까지 모두 관찰하기 좋은 계절이니 책을 들고 해바라기 관찰 여행을 떠나도 좋겠어요.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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