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남경읍 남경주 형제가 15년 만에 한무대에 선다. 출연작은 자폐증에 걸린 형과 삐딱하게 세상을 사는 아우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잃었던 우애를 되찾아가는 내용의 연극 ‘레인맨’(연출 변정주). 더스틴 호프먼과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1988년)를 연극무대로 옮겨 지난해 4개월간 국내 초연 무대를 가졌던 작품이다.
경읍 씨는 박상원 씨와 함께 호프먼이 맡았던 자폐증에 걸린 형 레이먼드를, 경주 씨는 TV 스타인 원기준 씨와 함께 크루즈가 맡았던 동생 찰리를 연기한다. 형제가 한무대에 선 것은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1995∼1996년) 이후 처음이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형제는 ‘대본연습을 하면서 우리 이야기 같아 펑펑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경읍 씨는 “동생이 고3 때 삼청교육대에 끌려갈 만큼 사고뭉치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책을 많이 읽더니 참 깊이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됐다”고 대견해했다. 경주 씨도 “찰리가 너무도 나를 닮아 나를 위해 쓴 대본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경주 씨는 ‘사랑은 비를 타고’에 출연할 때 형과 다투다 무대에 올라갔는데 반목하던 형제가 화해하는 공연 내용 덕에 자연스럽게 화해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공연을 통해 형님과 우애를 다시 돈독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로 반듯한 역을 소화해왔던 박상원 씨가 이번 공연에서 자폐증 환자로 파격적 연기 변신을 꾀한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박 씨는 “연기란 생각이 들지 않게 연기하는 것이 평소 지론인데 이번 배역은 진짜 연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전력투구 중”이라며 “묵직한 감동을 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월 19일∼3월 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02-548-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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