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대단한 한국인의 머리!"

  • 입력 2001년 12월 24일 13시 59분


‘정부는 매춘사업을 허가하라~~! 허가하라!’

‘정부는 도박사업도 허가하라~~! 허가하라!’

2002년 월드컵이라는 전세계의 축제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정부가 묘한 딜레마에 빠졌다.

사실 딜레마라고까지 말할 필요조차 없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축구를 사랑하는 전 국민을 열받게 만들고 있다.

사건은 간단하다.

가뜩이나 월드컵 기간 중 숙박시설이 부족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정부를 상대로 숙박업계가 일심단결(?)하여 자신들의 이권 챙기기에 나섰다.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증기탕과 슬롯머신의 영업허가!

증기탕이란 무엇인가?

사우나와 안마시설을 겸비하고 있다면 정확한 표현일까?

손님들(남성)이 찾아와 늘씬한 여성들로부터 독방에서 전신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불법매춘의 온상이다.

나름대로 건전한 증기탕을 운영하겠다고는 하지만 전국 486개의 관광호텔에서 증기탕을 운영한다면 단속의 어려움을 물론 국민적 정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한 일.

또 슬롯머신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허가받은 도박장이다.

가뜩이나 한탕주의가 만연한 한국사회에서 곳곳마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도박장이 들어선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관광호텔에 슬롯머신장을 만든다면 호텔에 돌아가는 수익은 상당히 많아진다.

하지만 도박의 폐해는 몽땅 국민이 받아야만 한다.

도박에 빠져 제모습을 잃어가는 불쌍한 인간들, 그 주위에 그들을 바라보며 실의에 빠지는 가족들.

이런 피해는 도박장의 확대로 인해 불보듯 뻔한 사실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것을 허가하라고 저리들 난릴까?

그것도 국민적인 대행사인 월드컵을 볼모로...

이들의 주장에 정부는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그들은 자신들 주장대로 모든 것을 얻지 못한다고해도 최소한 이윤의 극대화를 달성할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지독한 집단적 이기주의의 표본이 분명하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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