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경기 끝나니 12대10 동네농구 아닙니다

  • 입력 1999년 4월 7일 20시 43분


농구의 묘미는 빠르다는 것. 잠깐만 한눈을 팔아도 승부의 분기점이 되는 순간을 놓칠 수 있다.

98∼99 프로농구 정규시즌에서 가장 강력한 득점력을 과시한 나래블루버드의 경기당 평균득점은 91.6점.

그렇다면 국내 공식경기 사상 가장 적은 득점은 얼마나 될까.

54년 연세대와 홍익대의 경기. 결과는 12대 10으로 연세대가 승리했다. 당시 서울운동장 정구코트에서 벌어진 이 경기에서 홍익대는 볼을 잡으면 골 보다는 이리저리 돌리기에 바빴다. 당시 대학최강이던 연세대는 동료 김영수씨가 홍익대로 이적하자 홍익대를 단단히 창피주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이를 간파한 홍익대가 들고 나온 것이 볼을 돌려 득점도 실점도 안하는 작전.

이전까지 기록을 보유한 경기는 53년 미국선교농구단인 빅토리와 한국해병대의 경기. 해병대는 홍익대와 마찬가지로 지연작전을 펴 20대16으로 승리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당시에는 농구규칙에 공격제한시간이 없었다. 지연작전이 유행하며 농구의 박진감이 떨어지자 고안한 것이 바로 공격제한시간. 이 규칙은 57년부터 적용됐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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