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마이클 오핸런]뿌리내리는 이라크 치안

  • 입력 2008년 8월 8일 02시 54분


2008년은 ‘이라크 정부의 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유혈사태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질서 유지를 위한 작전에 이라크인의 참여가 대폭 늘었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진정한 전진이 있었다. 새로운 예산법, 연금법, 사면법 등 여러 법안이 통과됐다.

물론 가장 큰 진전은 치안 확보 부문에서 이뤄졌다. 올해 봄 자신감과 효율성, 전투 수행능력에서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 몇 가지 통계를 예로 들어 보자.

현재 이라크 보안군은 50만 명의 훈련된 현역 병력을 갖고 있으며, 상당한 지방경찰과 3만 명의 국가경찰이 있다. 육군 장교 가운데 80%가량이 과거 사담 후세인 군대에 근무한 경력자여서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

약 500명의 미국인 훈련·자문팀이 이라크 보안군에 섞여 있다. 그들은 훈련을 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이라크인들이 전투계획을 짜는 걸 돕고 때론 작전에 동행하기도 한다. 올해 들어 민간인 사망자는 월평균 700명으로 2004년 이래 가장 낮다. 최근 수개월의 월평균 사망자는 500∼600명으로 1, 2년 전보다 80%가량 줄었다.

이런 숫자 뒤에 숨은 깊은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선 이라크 국가경찰이 겪은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2007년만 해도 이라크 경찰은 매우 약했다. 그들은 종종 테러 공격대로 돌변해 수니파를 무차별적으로 살해했다. 대다수의 이라크인이 그들을 두려워했다.

그러나 이후 새로운 사령관 후세인 알 와디 대장이 전국 경찰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그는 경찰의 2개 사단 사단장을 모두 경질했다. 8개 여단 지휘관도 모두 해임됐다. 27개 전투 대대 대대장 가운데 18명이 해임됐다.

그는 경찰 충원 시 새로운 검증 방법을 도입했고 모든 인원을 방대한 생체 데이터 시스템에 등록했다. 그리고 단호한 결단력으로 수니파와 쿠르드족을 경찰로 모집했다. 모든 경찰 편대를 철저히 재훈련시켰다.

현재 이라크에선 폭력사태 발생 감소와 보안군의 실적 향상을 비롯해 올바른 방향으로 많은 진전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모든 향상의 기록들은 여전히 취약하며 거대한 도전이 남아있다.

좋은 모델은 이라크 서부 안바르 지역에서 찾을 수 있다.

2006년에 최악의 지역이었던 이곳은 2007년에 최상의 지역으로 바뀌었다. 2007년에 미군 15개 대대가 이곳에 주둔했지만 현재는 겨우 6개 대대가 있다. 순찰 병력 중 미군은 절반도 안 된다. 미군 참여율은 곧 25%로 줄어들 예정이다.

그런 한편으로 수백 명의 해병이 10∼12개의 전력 이행팀에 참여하고 있고, 많은 미국인이 이라크 경찰을 돕고 있다. 항공 정찰, 함포 사격 지원 등에서 미군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제공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이미 대다수의 보병과 치안 병력은 이라크 보안군이다. 현재 이라크의 18개 지역 중 절반에서 그렇듯 안바르에서도 이라크 병력이 주도권을 쥘 것이다. 미 해병은 통금을 해제했고 검문소와 콘크리트 장벽을 치웠다.

미군과 이라크군의 바람직한 혼합 비율은 지역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안바르의 사례가 보여주듯 앞으로 2년 내에 이라크 대부분의 지역에서 미군은 전투 병력을 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지휘부와 공군력, 훈련팀, 특수부대의 대폭 감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현재의 추세는 이라크 주둔 미군을 2010년이나 2011년까지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가능케 해준다.

마이클 오핸런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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