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시동 꺼! 반칙운전]광주-전남경찰 ‘음주운전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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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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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발건수-사망자 작년보다 늘자 사전예고제 없애고 대로까지 확대
고속도로 하이패스구간 첫 단속도

7일 밤 광주 광산구 신가동 중앙아동병원 앞 도로. 편도 3차로 도로에서 경찰관 5명이 음주단속을 벌이고 있었다. 이 도로는 폭이 넓고 야간에도 통행량이 많아 단속이 쉽지 않은 곳이다. 이날 오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이뤄진 단속에서 음주운전자 7명이 적발됐다. 단속 결과 면허정지(혈중 알코올 농도 0.05∼0.1% 미만)가 3명, 면허취소(0.1% 이상)가 4명이었다. 김병국 광주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음주운전에 따른 교통 사망사고가 줄지 않아 이면도로에서 주로 하던 음주운전 단속을 편도 2, 3차로의 큰 도로까지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찰은 지금 음주운전과 전쟁 중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 방식이 바뀌고 있다. 음주운전 단속 사전 예고제를 없애고 고속도로 하이패스 구간에서 불시에 단속을 벌이는 등 음주운전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비 오는 날에도 단속에 나서고 단속 시간과 장소를 무작위로 정하는 ‘랜덤 방식’까지 도입하고 있다.

경찰이 단속을 강화한 것은 단속 지역을 미리 알려주는 사전 예고제에도 불구하고 적발 건수가 줄지 않고 음주 사망사고도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음주 적발 건수(3124건)는 지난해 같은 기간(2389건)보다 크게 늘었다. 5월 7일 현재 음주 교통사고 사망자 수(6명)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명 늘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매일 한 차례(오후 9시∼오전 4시) 진행했던 음주단속을 두 차례로 늘리고 이면도로 위주의 단속을 큰 도로로 확대했다. 교통관리를 지원하던 의경들을 매일 야간 음주운전 단속에 투입하는 등 경찰서별로 10명 이상의 인력을 동원해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다.

교통방송을 통해 알려줬던 사전 예고제도 지난달 22일부터 없앴다. 시민에게 음주운전 의심차량을 발견하면 112에 신고해 달라는 당부와 함께 저녁 시간대 순찰차 경광등 점등, 유흥가 집중 순찰 등 홍보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 하이패스 구간에서도 단속

지난달 23일 밤 무안∼광주 고속도로 동광산 요금소. 전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가 하이패스 구간에서 음주단속을 벌였다.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뤄진 단속에서 음주운전자 9명이 적발됐다. 경찰의 하이패스 구간 음주단속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이패스 구간에서는 단속이 어려울 것이라는 음주운전자들의 허를 찌른 것이었다. 8명이 면허정지와 면허취소 수치가 나왔다. 이 가운데 2명은 면허정지 기간에 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으며 1명은 음주운전으로 부과된 벌금을 내지 않아 기소중지된 상습 음주운전자였다.

‘음주운전 단속 중’이라는 고속도로 전광판을 보고 갓길에서 운전자를 바꿔치기 했다가 2명이 함께 입건되기도 했다. 이례적인 빗길 고속도로 음주단속에 놀라 차를 갓길에 세우고 달아나는 운전자와 경찰관이 쫓아가는 장면도 연출됐다. 고속도로순찰대는 지난달 29일과 30일에도 하이패스 구간에서 음주단속을 벌여 12명을 적발했다. 문숙호 전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장은 “비가 오니까 또는 고속도로니까 단속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단속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매달 3∼6차례 고속도로 하이패스 구간에서 음주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경찰#음주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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