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공부못한 恨 풀고 싶다” 장학재단 설립한 한칠석옹

  • 입력 2004년 10월 19일 00시 31분


코멘트
머슴살이 등을 하며 재산을 모은 90대 노인이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거액의 땅까지 희사해 화제다.

경기 화성시 향남면 장짐리 한칠석옹(91·사진)은 올해 2월 사재 4억5000만원을 들여 성호장학재단을 설립한 데 이어 최근 시가 20억원에 이르는 땅을 재단에 내놓았다.

장학재단 설립 후 화성시내 가난한 중고교생 17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온 한옹은 “재단 명의의 건물을 지어 임대 수익금으로 좀 더 많은 학생에게 지속적으로 장학금을 주고 싶다”며 향남면 소재 땅을 내놓은 것.

화성시 우정읍 출신인 한옹은 네 살 때 어머니를,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머슴살이 등 온갖 고생을 하다 중년에 들어서야 자기 농사를 지으며 정미소 사업으로 기반을 잡았다.

이후 양곡창고, 염전, 버스터미널, 호텔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재산을 모았지만 허름한 옷차림과 소찬(素饌)을 이어 왔다. 2남1녀의 자녀들에게도 검소함을 최고의 덕목으로 가르쳤다.

그는 “남이 부러워할 정도로 자수성가했지만 가난 때문에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게 평생 한으로 남아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게 꿈이었다“고 말했다.

아버지 대신 장학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차남 한태수씨(42)는 “장학재단과 함께 노인복지시설을 설립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