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기부 바이러스’

  • 입력 2008년 11월 27일 02시 59분


사진 제공 화순군
사진 제공 화순군
전남 화순군 이양면사무소 직원들은 24일 오전 한 ‘얼굴없는 천사’의 소박한 기부에 감동했다.

이날 출근 길 면사무소 앞마당에 20kg들이 쌀 18가마와 10kg들이 고구마 10상자(사진)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던 것.

면사무소 측은 이 쌀과 고구마가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라는 것으로 알고 급히 29개 마을 이장단회의를 열어 각별히 살림이 어려운 20여 가구를 선정해 바로 전달했다.

이양면 이병두(55) 면장은 “누가 어떤 뜻으로 놓고 갔는지 짐작은 가지만 ‘절대 자신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해 신원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면장에 따르면 이 기부자는 이양면 일대에서 작은 규모로 쌀농사를 짓는 농민으로 “벌써부터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형편이 닿지 않았던 데다 남들이 알까 두려워 이제야 큰 맘 먹고 작은 정성을 표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사무소 측은 “이번 일이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이양선녀봉사회 부녀의용소방대원 등의 사랑의 김치나누기 행사를 비롯한 이웃돕기 행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화순=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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