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현장]참여연대는 '악덕 저임금 장기 체임업소(?)'

  • 입력 2001년 1월 28일 12시 58분


"겨울 코트 한 벌 샀더니 적자가 나네요…"

자칭 '악덕 저임금 장기 체임업소'인 참여연대에 2년째 근무하고 있는 최현주(27) 간사는 월 수입 81만원, 세금을 뺀 실수령액은 74만6390원이다.

상근 실무자 35명 가운데 공동 27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보험과 저축 11만3000원, 생활비 46만원 등으로 생활하는 최간사는 유난히 추웠던 이번 겨울을 맞아 구입한 코트 한벌 때문에 수입보다 10만원 가량을 지출했다.

"그래도 설인데, 부모님께 10만원 드렸어요"

이처럼 어려운 여건에서도 참여연대의 간사 채용 경쟁률은 50대 1(99년 12월)까지 치솟고 있다.

참여연대 상근자들은 "좋은 세상 만든다는 보람에 결코 우울하지 않다"면서 "오히려 부족한 월급에 생존의 지혜까지 터득하며 살아간다"는 당당함을 내보였다.

▼최고 137만원, 최저 78만원▼

참여연대가 공개한 단체재정 및 상근자 월급 현황에 따르면 상근자는 월 137만원(박원순 사무처장·변호사)에서 78만원(1년미만 간사)을 받고 있다.

이는 민주노총이 산정한 표준생계비에도 못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4인가족 기준으로 보면 그 절반도 안되는 금액이다.

실제로 부인과 두명의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김성희 사무국장의 경우 월급이 115만원으로 민주노총에서 산정한 4인가족 표준생계비 288만원에 173만원이나 부족하다.

시민운동의 영향력이 높아짐에 따라 시민단체의 도덕성에 대한 요구 역시 강해지는 가운데 인터넷에 공개된 참여연대 재정현황의 세부내역은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참여연대 김성희 사무국장은 "시민단체의 재정에 대한 궁금증을 남김없이 해소하고, 어려운 상황을 솔직히 밝힘으로써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하기 위해 공개하게 되었다"면서 "인터넷을 통해 상시적으로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비의존도 85%, 세계 최고 수준▼

참여연대는 특히 시민단체의 재정 독립수준을 가늠하는 회비의존도가 통상 85%에 이르러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녹색당 후보인 랄프 네이더가 세운 미국의 대표적 시민단체 '퍼블릭 시티즌'의 경우 회비의존도가 48%이며 일본 최대 시민단체 'JVC'의 경우에는 고작 3%에 불과하다.

그러나 수입규모에 있어서는 사정이 다르다.

참여연대 2000년 수입은 12억원 규모로 미국 '퍼블릭 시티즌'의 년간 수입 140억의 1/10에도 못미치며, 일본 JVC의 40억원의 1/4 수준에 이르고 있다.

참여연대 공개자료 전체보기

최건일/동아닷컴 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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