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比서 비즈니스 상담때 탁자 두드리면 안되는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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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시장’이라고 하면 우선적으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를 별 탈 없이 넘긴 필리핀 역시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국가 형성 과정과 이후 역사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과 이슬람문화보다는 우리에게 더 친숙한 가톨릭 문화권이란 측면에서도 매력도가 높은 나라다. 하지만 익숙한 면이 있고 비슷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고 쉽게 생각했다가는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다.

우선 호칭부터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필리핀 사람들은 상대방의 사회적 지위에 민감하다. 상대가 의사, 변호사, 박사 등 전문적인 직함을 갖고 있는 경우 그 직함을 불러주는 게 좋다.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등 미국 문화에 익숙할 것이라고 생각해 관계 초기부터 ‘미국 스타일’로 이름을 부르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제스처’ 역시 필리핀에서 조심할 것이 꽤 있다. 필리핀에서는 손가락이나 손으로 탁자를 두드리는 것은 여성에 대한 모욕의 의미가 될 수 있다. 가끔 초조하거나 무료할 때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필리핀 출장을 갔다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또 우리가 흔히 쓰는 OK 사인(손가락 모양)이 필리핀에서는 돈을 의미한다. 오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소 황당하고 재미난 ‘이색 에티켓’도 있다. 필리핀에서는 식사 후에 트림하는 것이 결례가 아니다. 음식이 아주 맛있었고 ‘음식을 주신 주님께 감사한다’는 표시도 된다.

인도네시아와 마찬가지로 필리핀 사람들도 직접적인 거절이나 ‘싫다’는 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 비즈니스 상담 시 긍정적인 말을 들었다 하더라도 일이 성사되지 않거나, 심지어 연락이 끊기는 경우도 있으니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된다. 필리핀 비즈니스계에서 영향력이 큰 화교계 기업인들은 가족을 중시하고 가문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첫 미팅에서 상대 가문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박영실 PSPA CEO osil0928@ps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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