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테슬라를 둘러싼 ‘오명과 찬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S&P, 정크수준 신용등급 매겨… 車업계는 “퍼스트 펭귄 될 잠재력”

강유현·산업부
강유현·산업부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에는 오명과 찬사가 함께 따라다니게 됐습니다. 세계 3대 신용평가 회사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7일(현지 시간) 테슬라 투자등급을 ‘정크(투자부적격)’ 등급인 ‘B―’로 발표했습니다. B―는 S&P에서 ‘투자가 가능하다’고 의미하는 ‘BBB―’보다 6단계나 낮습니다. 하지만 장기 신용전망은 ‘안정적’이었습니다.

S&P는 이렇게 평가한 근거로 ‘상당한 불확실성, 틈새시장에 갇혀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선 S&P가 부정적으로 평가한 점을 오히려 테슬라의 잠재력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2012년 테슬라가 내놓은 ‘모델S’는 ‘전기차=소형차’라는 인식을 깨고 틈새시장인 고급차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모델S는 한 번 충전에 426km를 달릴 수 있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기까지 5.6초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 덕분에 테슬라 매출은 2012년 4억1325만 달러(약 4215억 원)에서 지난해 20억1349만 달러(약 2조537억 원)로 급증했습니다. ‘자동차업계의 애플’이라는 별명도 붙었습니다.

불확실성의 다른 말은 ‘가능성’입니다. 테슬라는 파나소닉에서 배터리를 공급받다 아예 초대형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주(州) 정부에 기대지 않고 충전소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내년엔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를 내놓는다고 합니다.

엄청난 투자 때문에 테슬라는 수년째 적자행진 중이지만 주가는 올해 41%(21일 211.56달러) 올랐습니다. ‘퍼스트 펭귄(선구자)’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베팅한 겁니다.

틀을 깨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다들 전기차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테슬라만큼 혁신적이라는 평가는 나오지 않습니다.

기자의 한 지인은 “3년 동안 자동차를 사지 않겠다”고 합니다. 3년 뒤면 상상을 뛰어넘는 자동차가 쏟아질 테니 그때까지 차를 고쳐가며 타겠다는 겁니다. 시간이 지난 뒤 누가 자동차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지 궁금합니다.

강유현·산업부 yhkang@donga.com
#테슬라#파나소닉#퍼스트 펭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