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금리 상승폭 장기적으론 크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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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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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
국내외 시장금리가 몇 개월에 걸친 상승 이후 정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작년 10월 3.9%로 내려간 후 올해 2월까지 1%포인트가량 숨 가쁘게 올랐지만 그 이후로 3주 동안 4.6∼4.8%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금리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2.4%에서 3.7% 이상으로 오른 후 3주째 3.5%를 중심으로 등락하고 있다.

국내외 시장금리가 4개월 동안 크게 올랐던 이유는 두 가지다. 작년 3분기에 형성됐던 미국 경제의 더블딥 위험이 10월 이후 현저하게 줄었기 때문이고,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정책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현재의 정체 상태는 조금 더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 모두 발표된 경제지표만 보면 시장금리가 시간에 걸쳐 더 오르는 게 자연스럽지만 아프리카 중동 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이 향후 경제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그 후 금리는 오를 것이다. 물가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물가는 채권의 가장 큰 적이다. 채권을 보유할 때 얻는 미래의 이자, 즉 현금 흐름이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르면 미래에 받는 고정된 이자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현재 채권 가격을 떨어뜨린다. 채권 가격의 하락은 곧 현재 시장금리의 상승을 의미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론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 호조세는 상당 부분 선진국의 팽창적 경제 정책 때문이다.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팽창 정책을 쓰지 않을 경우 경기 확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물가 상승은 근본적으로 글로벌 통화팽창 정책 때문이지만 부분적으론 아프리카 중동지역 정세 등 정치적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 경기 확장으로 인한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demand-pull inflation·수요가 공급을 초과해서 생기는 인플레이션)일 뿐 아니라 비용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공급 측 요인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비용 인플레이션 아래에서 시중 유동성은 단기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단기화된 자금은 물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단기 채권형 상품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다. 최근 은행권으로의 자금 유입은 부분적으로나마 이 같은 상황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경우 시장금리는 크게 오르지 못한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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