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한국 수출기업, 회복 빠른 신흥국 시장의 수혜자

  • Array
  • 입력 2010년 4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가 발표됐다. 1분기 영업이익은 4조3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5%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증시의 대표주인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 시즌을 화려하게 열어준 만큼 향후 진행될 실적 발표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은 낙관적이다. 국내 증시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1%, 전 분기 대비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양호한 기업 실적은 지난해 국내 증시가 타 지역에 비해 빠르고 강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었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재료가 된다.

여기서 다소 의아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국내 경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71%를 기록할 만큼 무역 의존도가 높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역시 글로벌 경기흐름에 좌우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지난해 전 세계 GDP가 ―1.06%의 역성장을 기록했고 특히 선진국인 주요 7개국(G7)은 ―3.6%의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는 것은 언뜻 모순에 가까워 보인다.

이러한 모순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바로 국내 경제구조, 정확하게 말하면 수출구조가 꾸준히 변화했기 때문이다. 무역 의존도가 70%를 웃도는 등 여전히 수출 의존형 경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경제는 더는 선진국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다.

2000년만 하더라도 수출 총액에서 차지하는 선진국 비중이 70%를 넘었다. 선진국의 경기 변화가 국내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신흥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수출액을 기준으로 신흥국의 비중은 53%가 돼 이제 신흥국의 영향력이 더 커진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에는 신흥국에서 적극적인 영업 전략을 펼친 한국 기업들의 역할도 크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들의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008년 말 6.4%에서 현재 9.1%까지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선진국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와 기업들이 빠른 회복을 보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조세가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할 근거를 제공한다. 올해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이 2.1%에 그치는 반면 신흥국은 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머지않아 소비규모에서 신흥국과 선진국의 역전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무역 구조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된 한국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회복의 수혜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서명석 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