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경제 뉴스]환율이 상승하면

  • 입력 2008년 6월 25일 02시 58분


수출늘고 생산늘어 성장촉진

제조원가 올라 물가 압박가중

최근 달러당 원화 환율이 크게 올랐습니다.

환율은 두 나라 화폐 사이의 교환 비율을 의미합니다. 미국의 달러화는 세계 외환거래의 중심 화폐, 즉 ‘기축 통화’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자국 화폐를 달러당 얼마에 교환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형태로 환율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가령 1달러를 원화 1000원과 교환한다면 원-달러 환율은 ‘1000원/달러’가 됩니다.

즉, 원-달러 환율은 달러의 가격을 원화의 화폐 단위로 표현한 것입니다. 따라서 환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달러의 가치가 오른 반면 원화의 가치는 떨어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요즘 달러는 전 세계적으로 약세지만 유독 원화에 대해서만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 현재 달러의 가치는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각각 3.5%, 5.7%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원화의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9.4% 떨어졌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원화의 가치는 더 많이 떨어졌을 것이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 원화의 가치는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각각 13.4%, 16.0% 떨어졌습니다.

한국 외에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는 화폐로는 태국 밧화와 인도 루피화를 들 수 있습니다. 밧화는 올해 들어 달러에 대해 12.7%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은 원화 가치가 2007년 초보다 10.4% 하락한 반면 밧화의 가치는 오히려 7.4% 상승했습니다. 루피화도 밧화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는 세 화폐 중 원화의 가치가 가장 크게 하락한 셈이죠.

그렇다면 원화는 왜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을까요?

환율이 상승하는 현상을 파악하려면 수요와 공급의 원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우선 미국의 금융시장 불안으로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주식을 팔아 본국으로 송금하면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반면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달러의 공급은 늘어난 수요를 채우지 못했고요. 새 정부가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원화 약세를 어느 정도 용인할 것이란 전망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습니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상품의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늘어납니다. 반면 수입상품은 가격이 올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의 제품이 더 잘 팔리게 됩니다. 이에 따라 환율 상승은 산업 전반에 걸쳐 생산을 늘리고 고용을 확대해 경제 성장을 촉진시킵니다. 수출 산업의 비중이 큰 한국은 환율 상승의 효과가 그만큼 크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환율 상승이 긍정적 효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원자재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에서는 환율 상승으로 제조 원가가 높아집니다.

요즘같이 유가가 오르면서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시점에서는 환율 상승이 수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물가상승 압력을 가중시키는 부정적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장 경 호 인하대 사회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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