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펀드이야기]펀드 규모, 커도 작아도 문제

  • 입력 2008년 6월 23일 02시 57분


주식형 100억-채권형 500억 이상 돼야

올해 들어 새로 나온 펀드의 수는 1200개가 넘는다. 하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펀드의 개당 자산규모는 평균 393억 원에 불과하다.

반면에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의 펀드는 평균규모가 1조4000억 원에 이른다. 주요 선진국의 펀드들도 규모가 평균 4000억 원 정도다.

그렇다면 펀드의 자산규모는 클수록 좋을까. 아니면 너무 커지면 둔해지니까 적당히 작은 것이 좋을까.

소형 펀드가 갖는 장점은 생각보다 많다. 자산 규모가 작으면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주식, 채권, 파생상품을 매매할 수 있다. 또 주가나 채권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고 매매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유리한 점이다.

반대로 펀드가 크면 주식이나 채권을 대량 거래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으며, 해당 펀드의 펀드매니저는 좋은 정보를 남보다 먼저 입수할 수 있다. 또 소형 펀드와 달리 대형 펀드는 담당하는 직원이 많아서 한두 명이 이직하더라도 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전문가들도 펀드의 적정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하지만 워낙 고려할 점이 많아서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렇긴 하지만 규모가 너무 작은 펀드는 큰 펀드보다 불리한 점이 많으며, 반대로 펀드 규모가 너무 커지면 공룡처럼 둔해져서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는 데는 많은 전문가가 동의한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펀드를 고를 때는 단순히 현재 자산의 크기가 얼마나 되느냐보다 해당 펀드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지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주식형 펀드는 최소한 100억 원, 채권형 펀드는 최소한 500억 원 이상 돼야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해지므로 규모가 너무 작은 펀드를 고르지 않는 것이 좋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모두 몇 명의 펀드매니저를 보유하고 있으며, 1인당 운용하는 펀드 수와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또 지나치게 다양한 성격의 펀드들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보다는 한두 개 정도의 상품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곳이 장기간 자금을 맡기기에 적당하다.

우재룡 한국펀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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