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아우디 A4 카브리올레 시승기

  • 입력 2007년 6월 1일 03시 01분


코멘트
‘독특하거나 혹은 무모하거나.’

여름철 오픈카(카브리올레나 컨버터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구입할 차종을 다양하게 시승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지붕을 열고 바람을 맞으며 멋지게 도로를 질주할 때는 영화 ‘델마와 루이스’의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짜릿하고 낭만적이지만 그에 못지않은 고통이 평소에 뒤따른다.

지붕이 직물로 된 소프트톱은 주행소음이 항상 선루프를 열고 다니는 것과 비슷하다. 특히 고속 주행 시에는 바람이 소프트톱을 두드리는 소리가 더욱 요란해진다. 트렁크 공간은 노트북PC 가방 3개 정도 들어갈 수 있는 크기에 불과하다.

이 부분을 견디지 못한다면 카브리올레의 주인이 될 자격이 없다.

반면 지붕이 철판으로 된 하드톱은 일반 승용차와 비슷할 정도로 주행소음이 적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붕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전통적인 ‘오픈카’ 맛은 떨어진다.

A4 카브리올레(사진) 역시 소프트톱의 장단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직물로 된 검은색 지붕은 굳이 열고 다니지 않아도 ‘나 오픈카요’라고 뽐내는 것이다.

지붕을 열고 달릴 때 시속 60km까지는 바람이 크게 들이치지 않지만 70km부터 슬슬 정신이 산만해지기 시작해 100km를 넘어서면 태풍 속의 질주로 변한다.

이 차는 항시 4륜구동인 아우디의 다른 모델과 달리 전륜구동인데 핸들링 반응은 그래서인지 더 빠르고 날렵했다. 지붕이 없는 구조 때문에 차체의 강성(剛性)이 일반 차량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는 오픈카여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차선을 바꿀 때나 급커브 길을 돌아나갈 때는 독일차 가문답게 안정감이 높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1984cc 4기통 터보엔진의 회전질감은 부드러운 편이고 가속력도 욕심만 내지 않는다면 충분하다. 실제로 측정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시간은 8.5초 정도였다.

연료소비효율은 고속도로 13km, 빨리 달려도 10km, 시내는 7km 정도로 보통 2000cc급 중형승용차와 비슷했다.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오픈카는 인생을 즐기는 도구로 한 번 정도는 소유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