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돈 불리기]노후는 길고 밑천은 짧다

  • 입력 2007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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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에만 합격해도 손해 보지 않는다.”

10여 년 전, 한 잡지에서 고시열풍을 다루면서 전한 이야기다. 청춘을 바쳐 고시에 매달려도 붙기만 하면 남는 장사란 논리였다. 당시엔 40세가 고시의 ‘손익분기점’이었던 셈이다.

친구들끼리 이 이야기를 화제에 올린 기억이 난다. 그때는 젊음을 ‘부귀영화’와 선뜻 맞바꿀 수 있다는 의견이 많지 않았다. “다 늙어서 놀면 뭐 하느냐”는 게 이유였다.

요즘은 사법시험이 예전 같지 않으니 이제 그런 셈법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때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다. 40세가 다들 생각하는 것처럼 결코 늙은 나이가 아니란 점, 아직 남은 삶이 거의 40년이나 된다는 점이다.

이 이야기를 읽고 돈을 허투루 쓴 젊은 시절을 돌아보며 잠시 회한에 젖는 직장인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도 똑같은 상황이다.

30대 직장인들에게 “20년 후 잘살기 위해 지금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냐”는 물음을 던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 40대 역시 마찬가지이며, 앞으론 50대 역시 비슷한 처지에 놓일 것이다.

나를 돌아보는 재무진단과 재무설계는 시점이 따로 없다. 수명 연장에 따른 노후 문제는 바로 지금 심사숙고해야 할 과제다. ‘인생 2모작’은 당연하고 3모작, 4모작까지 생각해 봐야할 때다.

최근 들은 다음과 같은 우스갯소리는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90세의 아버지가 60세 아들을 불러 놓고 책망했다. “이놈아, 네가 환갑 때 이제 일 그만 하고 쉬시라고 하는 통에 무려 30년 동안이나 쉬었다.”

단지 웃고 지나갈 문제가 아니다. 세월은 갈수록 길어지고 밑천은 닳아진다. 돈 없는 노후,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한 가지. 요즘 어른들 앞에서 주의해야 할 말이 있다. 스스로를 젊은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어린것’이라고 해야 좋다. 늙었다고 하면 섭섭하다. 나이는 들었어도 누구나 마음은 이팔청춘이다. 실제로 노인이란 기준 자체가 모호해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임 정 섭

아이엠리치 대표

야후 ‘샐러리맨 부자 되기’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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