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 가는길]<4>경기 가평 '산빛마당'

  • 입력 2003년 4월 9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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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도 이 정도면 ‘건축예술’에 가깝죠?” 경기 가평의 펜션 ‘산빛마당’의 주인 남궁명자(왼쪽) 김한중씨 부부가 펜션 운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평=차지완기자
“펜션도 이 정도면 ‘건축예술’에 가깝죠?” 경기 가평의 펜션 ‘산빛마당’의 주인 남궁명자(왼쪽) 김한중씨 부부가 펜션 운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평=차지완기자

‘살구꽃 핀 마을은/어디나 고향 같다/만나는 사람마다/등이라도 치고 지고/뉘 집을 들어서면은/반겨 아니 맞으리.’(이호우 ‘살구꽃 핀 마을’)

경기 가평군 상면 태봉2리. 47번 국도 베어스타운을 지나 37번 국도로 우회전, 계곡을 따라 꼬불꼬불 찻길을 차로 10여분 달리면 나오는 곳.

펜션 ‘산빛마당’의 살구나무에는 시(詩) 한 편이 걸려 있다. 살구나무뿐만 아니다. 마당의 나무 20여 그루에는 각각 다른 시가 있다. 펜션 객실 곳곳에도 시가 쓰인 액자가 붙어 있다.

“굳이 모두 읽을 필요는 없어요. 손님께서 마당을 거닐다가 한 작품만 마음에 새겨두고 가더라도 제게는 기쁨이죠.”

시는 산빛마당의 테마다. 11년 경력의 아마추어 서예가 남궁명자씨(53·여·필명 가현)의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 손님이 돌아갈 때에는 어김없이 시가 적힌 기념품을 제공한다.

남궁씨가 펜션 운영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2001년 6월.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고 피혁회사를 운영하던 남편(55)이 퇴직을 앞둔 시점이었다. 오랫동안 꿈꿔 왔던 전원생활. 이왕이면 돈도 벌 수 있는 펜션을 하겠다고 나섰다. 같은 해 9월부터 경기 일대의 펜션 부지를 답사했다. 베어스타운과 아침고요수목원 등 볼거리가 많은 가평은 펜션을 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저희 부부가 평생 살 계획으로 펜션을 지었어요. 객실도 4개만 들였지요. 그 이상이면 힘에 부칠 것 같아서….”

투자비는 모두 4억2800만원. 이 중 대지 60평에 펜션을 짓는 데 들어간 돈이 2억4500만원으로 가장 많다. 평당 건축비가 400만원이 넘은 셈. 이용객 중에는 설계가와 건축업자, 디자이너가 유난히 많다. 현대식 철근콘크리트로 지은 펜션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뒤 한 달 평균 수입은 300만∼400만원 수준. 펜션 운영 비수기인데도 한 달에 약 40팀이 찾는다. 홈페이지(www.sanvitmd.com)를 마련한 것 외에 별도의 홍보활동은 하지 않는다. 손님의 대부분은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다.

“그냥 ‘외갓집’에 들른다는 마음으로 편히 쉬고 가셨으면 좋겠어요.‘숙박업’이라고 생각하면 손님이든 저희든 모두 피곤하잖아요.” 남궁씨의 말이다.

남궁씨의 투자내용
구분투자비(만원)
땅 구입비(준농림지 700평)9,800
건축 인허가비1,000
설계비3,000
공사비24,500
집기 비품 구입비2,000
조경비2,500
합계42,800

가평=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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