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기 투자전략]<5>전문가가 본 '원금지키기'

  • 입력 2003년 3월 6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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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의 개척자이며 증권분석의 아버지이고 워런 버핏의 스승이었던 벤저민 그레이엄은 투자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투자행위란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원금의 안정성과 적당한 수익성이 보장되는 것을 말하며, 이런 조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행위는 투기적인 것이다.”

그는 두 가지 투자원칙을 가지고 있었는데 첫째는 ‘절대로 손해 보지 말 것’이고 둘째는 ‘절대로 손해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투자원금의 안정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랄 정도로 중요하다.

투자원금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원금 지키기 전략’에는 3가지 방법이 있다. 안정적인 증권(채권) 투자, 채권이나 주식을 통한 무위험 차익거래, 내재가치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에 매입하는 ‘헐값’ 주식투자가 그것이다.

주식투자에서 원금 지키기는 과연 가능할까?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위험을 회피할 것인가.

가치투자자가 말하는 위험은 손실 가능성이다. 그것은 기업의 고유가치가 변할 위험을 뜻하며 주가 동향과 관련되는 요소는 아니다. 기업의 가치가 나빠질 때 손해를 보는 것이지,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기업가치가 변함이 없으면 주가는 조만간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런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순유동자산 투자법. ‘유동자산-총부채-시가총액>0’인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다. 기업의 자산가치를 구할 때 공장 건물 기계 등 고정자산은 없다고 보고, 유동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금액(순유동자산)이 시가총액보다 크면 그 기업은 저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레이엄은 이 방법은 바보라도 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만 절대 실패할 수 없다고 확언했다. 이때 투자의 성과는 한 종목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보다 여러 종목에 분산하는 것이 훨씬 탁월하다.

둘째 저주가수익비율(PER) 투자법으로 시장평균 PER의 절반 이하에 거래되는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저PER 투자의 장점은 채권수익률과 비교했을 때 확실하다. PER가 4.0배인 회사는 연 25%의 수익을 달성한 것과 같다. 채권(5%)보다 5배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주가 움직임이 아니라 기업 고유가치의 변화이다. 종종 몇 달간 혹은 몇 년간 주가와 기업의 내재가치가 별도로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의 성패와 해당 기업의 주가는 100% 상관관계가 있다. 버핏은 “내일 더 비싼 값에 팔 의도로 오늘 주식을 산다면 당신은 이미 위험을 거래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성공적인 기업에 투자하는 인내는 높은 수익률로 보답을 받는다.

이채원 동원투자신탁운용 자문운용본부장 value@d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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