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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北-美 판문점 협상… 韓 ‘안보 패싱’은 없어야

입력 2018-05-29 00:00업데이트 2018-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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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27일부터 판문점에서 만나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를 둘러싼 사전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와 별도로 싱가포르에서는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간에 의전·경호와 관련한 실무협상이 진행된다. 북-미 정상회담을 불과 2주 앞두고 양측 실무진의 속도전 협상이 본격화한 것이다.

판문점 협상에선 핵심 쟁점인 비핵화와 안전보장 방안에 대한 치열한 샅바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은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를 ‘더 크게, 더 빠르게’ 달성하길 요구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비핵화에 상응하는 북-미 수교, 제재 해제, 평화협정 체결 등 안전보장의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원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어제도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가 정한 궤도를 따라 우리 시간표대로 나가고 있다”고 했다.

결국 양측의 비핵화와 안전보장 리스트를 매우 빠르게 이행하는 계획을 만드는 작업이 되겠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막판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같은 고위급이 나설 수도 있다. 이런 속도전 협상이 되면 ‘디테일의 악마’가 출몰할 가능성이 크고, 자칫 대한민국의 안보가 간과되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당장 북-미는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의 시작점, 가시적인 초기 조치를 놓고 집중 협상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북한에 보유 핵탄두의 일부라도 조기에 국외로 반출할 것을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북한은 ‘북한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여야 한다는 주장 아래 미군 전략자산 전개 중단과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사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그 출발점으로 6·25 종전선언 추진 의사를 거듭 밝혔다. 청와대는 내심 싱가포르 북-미 회담이 곧장 남북미 3자 종전선언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종전선언이 법적 구속력 없는 상징적 선언에만 그치진 않을 것이다. 그 선언을 위한 상호 조치엔 우리의 안보이익이 훼손되는 사안이 포함될 수도 있다. 철저한 한미공조 아래 우리 정부가 결코 긴장을 늦춰선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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