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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사설]헌법재판소 앞 촛불시위도 ‘법대로’ 해야

입력 2016-12-17 00:00업데이트 2016-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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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8차 촛불집회 참가자들 상당수가 헌법재판소 쪽으로 행진해 신속한 탄핵 심판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들도 헌재 인근인 안국역 앞에서 집회를 열어 탄핵 기각을 외친다고 한다. 이대로라면 헌재가 탄핵소추 심리를 끝마칠 때까지 탄핵 찬반 시위가 계속될 수도 있다. 헌재가 경찰에 대책 마련을 요청한 사정을 이해할 만하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국회의사당과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의 경계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수만 명의 행진 인파가 몰려든다면 주최 측의 신고 내용과 달리 ‘100m 이내 시위 금지’ 법 조항은 무력해지고 헌재 주변은 소음으로 뒤덮일 것이다. 헌재는 청와대나 국회와 달리 정문에서 재판관들 집무실까지 10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업무 방해 정도가 훨씬 심할 수 있다.

사설
 헌재 재판관들이 법과 양심에 따라 탄핵안을 심리하도록 차분하게 기다리는 게 곧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다. 탄핵 인용으로 빨리 심리를 마치라거나 기각하라고 재촉하는 것은 여론재판과 다를 바 없다. 시민운동계의 원로인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헌재 앞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것은 촛불의 순수성을 퇴색시키고, 촛불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촛불집회가 ‘명예혁명’에까지 비견된 것은 평화를 지키고 질서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끝까지 그런 순수하고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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