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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납품업체 뒷돈 받은 롯데홈쇼핑 임원의 甲질

입력 2014-01-23 03:00업데이트 2014-01-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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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롯데홈쇼핑 전직(前職) 임원 A 씨가 현직 시절 납품업체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는 국내 홈쇼핑업계 3위인 롯데홈쇼핑의 상품부문장으로 일하면서 방송에 특정 상품을 노출해주는 대가로 여러 업체에서 수십억 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검찰은 일단 개인 비리 쪽에 무게를 두면서도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상납이나 수뢰 관행이 있었을 개연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TV 인터넷 모바일을 통해 쇼핑이 이뤄지는 홈쇼핑업계에서 홈쇼핑업체와 상품기획자는 납품업체들에 ‘슈퍼 갑(甲)’ 같은 존재다. 홈쇼핑에 납품되는 상품 중에는 이른바 명품(名品)이나 대기업 상품도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신생기업 제품이 많다. 인지도가 낮은 기업일수록 홈쇼핑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한 홍보 및 판매 기회를 얻기 위해 치열한 로비에 나선다. A 씨는 홈쇼핑 입점, 특정 방송시간대 배정이나 편성 횟수 등과 관련해 ‘갑 중의 갑’ 자리인 상품부문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사익을 챙겼을 것이다.

2012년 12월에도 홈쇼핑업체 4곳의 상품기획자, 편성팀장, 마케팅본부장, 방송본부장 등 7명이 납품업체에서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수뢰 사실을 감추기 위해 차명계좌를 통해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급 외제차를 리스한 뒤 대금을 납품업체에 떠넘기거나 납품업체에 돈을 빌려준 뒤 연 60% 이자를 받아 챙긴 홈쇼핑 임직원도 있었다. 이와 같은 비리는 홈쇼핑뿐 아니라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적지 않게 퍼져 있다.

홈쇼핑은 최근 매출이 급성장하는 분야다. 그러나 홈쇼핑업체와 납품업체 사이에 갑과 을의 관계가 굳어지면서 중소기업의 상생과 소비자 복지 증진이라는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이들 사이에 뒷돈이 오가면 그만큼 상품 가격이 높아져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홈쇼핑을 둘러싼 잘못된 먹이사슬 관계를 확실히 끊어내야 한다.

사설
롯데그룹은 2006년 태광그룹과 벌인 ‘우리홈쇼핑’ 인수 경쟁에서 이겨 이듬해인 2007년 롯데홈쇼핑을 출범시켰다. 2010년 태광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롯데와 태광 두 그룹 모두가 우리홈쇼핑 인수를 위해 정관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당시 부적절한 정관계 로비가 있었는지 진상 규명에 나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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