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임영주 칼럼) 대화는 ‘대놓고 화내는 것?’, 효과적인 아이와의 대화법

  • 입력 2014년 11월 11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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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대화하자고 하고는 꼭 마지막에는 화를 내요. 그래서 엄마가 대화 좀 하자고 하면 ‘대’놓고 ‘화’내려고 하는구나”하는 생각부터 들어요.

필자가 상담 중에 한 중학생에게 들은 이야기다. 대화와 소통이 화두가 된 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부모와 자녀의 대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자녀와의 대화가 ‘잔소리’나 ‘불같이 화내기’로 끝난 경험이 부모라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대화와 잔소리의 차이는 전하려는 내용보다는 방법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무엇’에만 중점을 두려고 하는 부모의 ‘내용 중점원칙’은 자녀와의 갈등을 일으키기 쉽다.

상담실에서는 대부분의 아이가 상담교사의 말을 ‘경청’한다. 이는 상담교사가 말을 잘해서가 아니라 아이에게 적절하게 질문하고 아이의 말을 주의 깊게 들으며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말을 해주기 때문이다.


자녀와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

부모의 말이 잔소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 아이와의 인프라구축이 우선이다. 아이와의 공감대를 마련하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그것이 가슴으로 키우는 육아법이다. 엄마의 욕심을 잠시 내려놓고 ‘네가 내 아이라서 고마워’라는 마음으로 대화를 시도하면, 부모의 말이 잔소리로 들리기 어렵다.

엄마가 지닌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모성과 연결되면 아이에게는 일상을 콜콜하게 지적하는 ‘간섭’으로 인식되기 쉽다. 아이에게 꼭 해야 하는 말이 있다면, 엄마가 모든 대화를 짊어지지 말고 아빠와 함께 분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빠마다 성격이 다르긴 하겠지만, 아빠가 지닌 ‘남성적인 굵직함’은 꼭 해야만 하는 말을 짚어내는 진중함으로 인식되어, 아이에게는 무게감 있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대화와 잔소리의 차이에 있어서도 ‘중용의 미’는 항상 작용한다. 지나친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자.

잔소리에도 노하우가 있다

앞서 대화와 잔소리의 차이를 말했지만, 모든 대화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를 감싸며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녀를 키우다 보면, 아이가 듣기 싫어하더라도 꼭 해야만 하는 말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사회규범에 어긋나는 행동을 비롯하여 자신과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했다면, 과감한 잔소리가 필요하다. 이는 반복된 지적과 지도가 필요한 일이다.

이러한 일에 대해 잔소리가 필요하기에 평소에 잔소리를 아껴야 한다. 아주 사소한 것에 대한 반복적인 잔소리가 아이를 힘들게 한다.

“일어나!”, “숙제했어?”, “학원은?”, “그러다 어떡할래?”, “다 너 잘되라고…”는 초등학교 남학생이 뽑은 ‘듣기 싫은 잔소리 베스트5’이다. 위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듣기 싫은 말이지만, 실제로 부모가 조심해야 할 잔소리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네가 그럼 그렇지!”와 같은 말은 아이의 자존감과 도전의식을 꺾는 ‘낙인효과’를 불러온다. 그리고 “또 야? 도대체 왜 그러니?”라는 말 역시 마치 엄마가 아이의 잘못을 예상이라도 한 듯한 느낌을 주어 아이에게 자신은 항상 부족하다는 좌절감을 맛보게 한다.

더불어 “시끄러. 왜 말대꾸해”와 같은 말도 좋지 못하다. 사람은 누구든 존중받고 싶어 한다. 이는 아이도 마찬가지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아이는 부모와의 대화를 아예 피해 버리거나 부모의 말실수 또는 약점을 찾고 대들려 들것이다.


아이의 연령에 맞게 대화하라

아이의 성장과정에 맞는 대화법이 필요하다. 아이는 점점 커가는 데 부모의 대화법은 여전히 아이의 유아기에 멈춰있다면, 아이가 부모의 대화에 응할 리 만무하다.

유아기의 아이에게 잔소리는 금물이다. 이때는 안아주고 칭찬만 해줘도 아이의 행동을 수정할 수 있다. 칭찬스티커가 유효한 시기이므로 아이가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아이에게 보상을 주는 방법도 좋다. 칭찬으로 아이의 자존감과 바른 언어, 태도를 형성해주자.

초등학교 저학년은 아이의 자아와 초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이다. 이때는 아이의 말을 많이 들어주는 것이 좋다. 학교라는 본격적인 사회생활이 시작되는 시기이므로 아이의 기본생활 습성과 인성에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시도해 보자.

초등학교 고학년은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이다. 이성에게 관심이 생기며 또래의 친구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는 시기이므로, 아이의 친구를 초대하거나 친구들과의 관계를 인정해주어 대화의 공감대를 만들어보자. 아이의 관심이 넓어지는 시기이므로 부모의 시각도 함께 다채로워져야 한다.

대화의 시간이 반드시 대화의 질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하루 10분 대화법을 실천하며 아이와 마주하는 시간을 자주 갖자.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emed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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