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전시회) 에드바르드 뭉크 - 영혼의 시

  • 입력 2014년 8월 14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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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 The Scream, 석판화, Lithographic crayon and tusche, 35.2x25.1cm, 1895 ⓒ The Munch Museum / The Munch-Ellingsen Group / BONO, Oslo 2014.

신을 잃고, 현대 사회의 물질주의에 지친 현대인들의 불안을 표현한 <절규 The Scream>라는 작품 하나로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에드바르드 뭉크’. 이런 뭉크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는 전시회가 한국에서 열렸다.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드 뭉크’ 회고전

7월 3일부터 10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자인 에드바르드 뭉크를 회고하는 <에드바르드 뭉크-영혼의 시 Edvard Munch and the Modern Soul>展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에드바르드 뭉크의 걸작 <절규 The Scream> 석판화 버전을 포함해 유화버전의 <생의 춤 The Dance of Life>, <마돈나 Madonna>, <뱀파이어 Vampire>, <키스 The Kiss>등 그의 대표작과 그가 직접 촬영한 사진 총 99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현대인의 불안과 소외 <절규>

<절규>는 뭉크의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물질주의에 지친 현대인들의 불안과 소외를 표현한 작품으로 해석되고 있다. 뭉크는 다양한 버전의 <절규>를 제작했다. 가장 유명한 템페라 버전은 노르웨이 내셔널갤러리에, 유화와 파스텔 버전은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에 소장되어 있고, 크레용 버전은 지난 2012년 당시 경매 사상 최고가 1억 1,990만 달러(약 1,300억원)를 기록하며 미국의 개인 소장자에게 낙찰되었다.

안타깝지만 이번 전시에서 회화버전은 만날 수 없다. 1994년과 2004년 작품 도난 사건으로 인해 해외반출이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1895년에 석판화로 제작된 흑백의 강렬한 <절규>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판화 버전의 <절규>가 해외에서 전시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2006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전시된 이후 해외에서는 8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에서 공개했다.

삶과 죽음과 사랑에 관한 시 <생의 프리즈>

뭉크가 “삶과 죽음과 사랑에 관한 시”라고 표현한 <생의 프리즈>는 사랑, 삶의 불안, 고독, 죽음 등 인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감정과 삶의 단면을 테마로 구성한 연작이다. 1893년 베를린에 머무르면서 ‘사랑’을 주제로 한 시리즈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1895년에 첫 번째 전시회가 열렸다.

고독한 인생을 살았던 뭉크는 자신의 비관적인 인생관을 통해 바라본 인간 본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뭉크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왜곡된 형태와 강렬한 색감을 사용해 독창적인 영혼의 풍경을 완성했다. 그의 독창적인 표현기법은 회화뿐 아니라 연극, 영화 등을 포함한 독일 표현주의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뭉크미술관 수석큐레이터 존우베 스타이하우그(Jon Ove Steihaug)는 뭉크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뭉크의 예술에는 실존적 차원이 있는데, 이를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그의 능력과 특히 회화 및 판화에서 보이는 표현적이고 형식적인 잠재력과 더불어 지칠 줄 모르는 혁신적인 실험은 그의 예술에 우리가 지속적으로 매혹되고 관심을 갖게 하는 이유다.”

키스 The Kiss,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81x99cm, 1897

자화상과 셀프카메라

뭉크는 자신의 감정과 내면의 자아에 대한 탐구를 작품으로 기록한 화가다. 청년기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모습을 기록하면서 삶에 대한 태도의 변화를 고스란히 작품으로 표출시켰다. 현재 뭉크의 자화상은 70여 점의 유화와 20여 점의 판화, 100여 점의 수채화와 드로잉으로 남아있다.

회화 이외에도 새롭게 등장한 사진과 영화와 같은 신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뭉크는 30여 년간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뭉크의 다양한 자화상 10점이 전시된다. 회화로 제작된 작품 5점과 판화로 제작된 작품 1점, 셀프카메라 사진 4점이 준비됐다.

판화 마스터 뭉크

회화뿐만 아니라 판화분야의 선구자이기도 했던 뭉크는 자신이 남긴 총 2만여 점의 작품 중 약 1만8천여 점의 판화를 남겼다. 이는 뭉크가 판화에 상당히 매료되었고, 평생 동안 끊임없이 판화를 연구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실이다.

뭉크는 1894년 처음으로 동판화 기법을 시도한 이래, 당시 매우 세련된 기법의 다색 석판화를 제작하던 ‘툴루즈 로트렉’의 영향을 받아 지속적으로 석판화를 제작한다. 당시 회화 작품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었던 뭉크는 본격적으로 판화 제작에 뛰어들게 되었고, 이것은 판화 분야에서도 회화만큼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게 되는 발판이 되었다.

그는 초기에 이미 회화로 표현했던 이미지와 모티프를 이용한 복제본 형식의 판화를 제작했다. 그러나 <생의 프리즈>에 속하는 작품들이 판화로 탄생하면서, 단순한 복제품이 아닌 완성
된 작품으로 인정받게 된다. 때로 뭉크의 판화는 회화보다 높게 평가되기도 했는데, <질투 Jealousy>의 경우 유화보다 더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자화상, 밤의 방랑자 The Night Wanderer,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90x68cm, 1923·24 ⓒ The Munch Museum / The Munch-Ellingsen Group / BONO, Oslo 2014.


5개의 주제로 구분된 전시

뭉크의 작품을 특징짓는 요소 중 하나는 에로티시즘, 멜랑콜리, 사랑, 슬픔과 관련된 감정을 시각적으로 밀도 있게 표현해내는 능력이다. 그의 작업은 무엇보다도 극화, 강렬함, 역동성에 집중되는 성향을 지닌다. 전시는 크게 6개의 주제로 구분되어 관람할 수 있다.

섹션 1. 뭉크 그 자신에 대하여 Munch Himself

에드바르드 뭉크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실존적인 주제는 그의 자화상에서도 잘 나타난다. 많은 자화상에서 뭉크는 자신을 병들고 우울하거나 불안하게 극화시킨다. 뭉크는 그의 자화상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대중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힘썼다.

우리는 뭉크가 스스로를 오슬로 외곽 에켈리에 있는 그의 집 유리 현관에 있는 젊은 남성, 요양 중인 모습, 그리고 노쇠한 모습으로 각각 표현한 자화상들에서 이를 동일하게 관찰할 수 있다.

섹션 2. 새로운 세상으로 Modern Breakthrough

뭉크는 노르웨이의 정치적, 문화적 격변기에 화가로 데뷔했다. 1880년대에 크리스티아니아에서 새로운 보헤미아적인 철학을 접했고, 파리와 니스에서는 인상주의 회화를 공부했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선동적인 철학과 더불어 문학과 시각예술의 퇴폐적이고, 상징주의적인 풍토는 그 당시를 이끄는 시대정신의 하나였다.

파리와 니스에서 사는 동안 뭉크는 전시회와 미술관을 통해 인상주의 회화를 접했고, 짧은 기간 동안 이 회화기법을 열정적으로 실험했다.

섹션 3. 삶 Existence

<생의 프리즈>는 뭉크가 1890년대에 작업했던 회화 연작들로, 연속되는 주제의 실내 장식화로 계획되었다. 뭉크는 평생에 걸쳐 회화와 판화 작품을 통해 <생의 프리즈>의 주제들을 다루었다. 이 프로젝트는 사랑, 불안, 죽음 등 인간의 근본적이고 실존적인 경험과의 조우를 다룬다.

이 섹션의 작품들은 6개의 소주제인 상실 Loss, 불안 Anxiety, 에로스 Eros, 사랑과 고통 Love and Pain, 욕망 Desire, 여자 Woman, 붉은 방 The Red Room으로 나뉘어 있다.

섹션 4. 생명력 Vitality

삶에 대한 긍정은 뭉크의 후기 작품 다수에서 다루어지는 주제이다. 이 시기는 생기론(vitalism, 生氣論)의 개념이 유럽 미술과 지적인 삶에 영향을 미쳤던 시기다. <태양>과 <건초 만드는 사람>과 같은 생기론적인 주제는 뭉크의 예술 세계가 다루는 광범위한 주제를 두드러지게 한다.

이 작품들은 뭉크의 불안과 질병, 그리고 사랑에 대한 묘사를 상쇄하며 여전히 강렬하고 극적이다. 눈부신 색채와 역동적인 구성은 일상적인 주제를 활력과 삶으로 가득 채운다.

섹션 5. 밤 The Night

이 섹션의 작품들 속에서는 고독과 어둠, 그리고 멜랑콜리을 엿볼 수 있다. 말년의 뭉크는 에켈리에서 세상과 동떨어져 작품 활동에 매진했다. 그의 작품에 나타난 밤은 푸른빛이 불러일으키는 우울한 감성과 어둠으로 가득 찬 과장되고 왜곡된 배경이 주를 이룬다.

이는 ‘죽음’을 대면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을 부각시킨다. 섹션의 대표작품인 <별이 빛나는 밤>은 쓸쓸함이 묻어나면서도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작품인 동시에 빈센트 반 고흐의 밤하늘과 유사점을 지닌다.

뱀파이어 Vampire,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83x104cm, 1916?18 ⓒ The Munch Museum / The Munch-Ellingsen Group / BONO, Oslo 2014.

전시개요
전시기간 : 2014. 07. 03(목) ~ 10. 12(일),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 오전 11시 ~ 오후 8시 (입장마감 : 오후 7시)
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입장료 : 성인 15,000원, 청소년 12,000원, 어린이 : 10,000원
문의 : 02-580-1300 (www.sac.or.kr)



자료제공 : 예술의 전당

기사제공 : 엠미디어(M미디어) 라메드, 김효정 기자 (www.egih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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