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컬슨처럼 주5일 금식?…“일반인엔 권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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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4월 16일 09시 28분


필 미컬슨의 2025 마스터스 토너먼트 경기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필 미컬슨의 2025 마스터스 토너먼트 경기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왼손잡이’ 필 미컬슨.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오랜 기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사랑 받은 골퍼다.

그는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사상 첫 50대 메이저 대회 우승자다. 2021년 당시 50세 11개월의 나이로 PGA 챔피언십에서 통산 6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다. US 오픈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 역대 단 6명뿐인 커리어 그랜드슬램 클럽에는 가입하지 못 했으나 위대한 골퍼로 평가받는다.

미컬슨은 지난 주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32번째 출전했다. 로리 매킬로이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대회다. 미컬슨은 ‘컷오프’로 노장 투혼 재현엔 실패했지만 여전히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다.

6월이면 55세가 되는 미컬슨은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 혹독한 체중관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3년 언론 인터뷰에서 ‘5일 단식’으로 11kg 이상 몸무게를 줄였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5일간 금식하고 이틀만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극단적인 다이어트 방식이다.

간헐적 단식은 여러 유형이 있다. 하지만 기본 개념은 모두 같다. 단식과 식사를 번갈아 하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가장 인기 있는 것은 ‘16대 8’ 방식과 ‘5대2’ 방식이다. 전자는 하루 기준 16시간 금식하고 8시간 동안 음식을 섭취한다. 시간제한 식사라고도 부른다.

후자는 일주일에 5일 정상적으로 식사하고 나머지 이틀은 금식하거나 칼로리를 제한(대개 20% 이하로 섭취)한다. 5대 2 방식보다 하루 더 칼로리 섭취를 제한한 4대 3 간헐적 단식이 시간제한 식사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온 바 있다.

미컬슨은 5대 2방식을 뒤집었다.

체력이 성패를 좌우하는 운동선수에게 영양 관리는 필수다. 에너지 공급이 부족할 것 같은 그의 극단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어떻게 봐야 할까.

장수·단식·생체모방(biomimetics) 전문가인 미국의 크리스토퍼 로즈(Christopher Rhodes) 박사(의사)와 스포츠 영양·체중관리·당뇨병 전문 공인 영양사인 안드레아 소아레스(Andrea Soares)가 미컬슨의 ‘2대 5’ 간헐적 단식을 평가했다.

‘5일 금식 2일 식사’ 극단적 간헐적 단식, 운동 능력 유지 가능할까?
필 미컬슨의 2025 마스터스 토너먼트 경기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필 미컬슨의 2025 마스터스 토너먼트 경기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로즈 박사는 “미컬슨처럼 5일간 장기 단식은 신진대사와 체중 감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러한 단식은 신체의 에너지 상태와 에너지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저장된 체지방을 에너지로 연소시키도록 하지만, 특히 단식 후반부에는 엘리트 운동선수의 기량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라고 폭스 뉴스에 말했다.

로즈 박사에 따르면 24시간 이상 단식할 경우 신체의 글리코겐(탄수화물로 얻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쓰고 남으면 간과 근육에 다당류 형태로 저장) 저장량이 고갈되어 키토시스 상태가 된다. 이는 신체가 주로 지방과 케톤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상태다.

“이렇게 하면 지방 감소가 촉진되고 전반적인 대사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뇌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신체는 여전히 포도당을 일부 생성해야 하며, 적절한 포도당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 근육과 같은 단백질 공급원을 분해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로즈 박사는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근육 분해, 근력 감소, 피로, 전반적인 에너지 수준 저하로 이어져 운동 능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근육 량 감소 해결이 관건

미컬슨은 단식으로 인한 근육 손실에 대해 이야기 한 바 있다. 그는 2023년 인터뷰에서 근육이 줄어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했고, 그 덕에 스피드와 근력을 원하는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즈 박사는 엘리트 운동선수에게 근육 량과 신진대사 유연성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시간의 단식은 회복 속도를 늦추고, 고강도 운동 수행 능력을 저해하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파워 출력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로즈 박사는 5일 단식은 1년에 몇 번 이상 하지 말고, 그 사이에 충분한 회복 기간을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노인처럼 근육 손실 위험이 있는 사람은 5일 단식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즈 박사는 “단식은 인슐린 민감도, 인지 기능, 세포 기능, 대사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장기간 단식이 아닌 짧은 간헐적 단식이나 단식 모방 전략으로도 극단적인 칼로리 제한의 단점 없이 유사한 대사적 이점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5일 단식, 운동선수 포함 모두에게 권장하지 않는 다이어트 방법

소아레스 영양사는 “미컬슨처럼 엄격한 5일 단식은 극단적인 편이며, 모든 사람, 특히 운동선수에게 권장하지 않는다. 운동선수의 경우 장기간 단식은 고강도 운동 시 신체에 필요한 글리코겐 수치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건강 전문지 맨스 피트니스에 말했다.

그는 ““일부 (마라톤과 같은)지구력 운동선수들은 지방 적응(글리코겐을 모두 소모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기 시작하는 것) 능력을 높이기 위해 단식 상태에서 훈련하지만, 5일 단식은 근육 분해와 파워 출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최고의 운동능력을 유지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5일 동안 단식한 후 과식을 하면 그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 게다가 단백질 섭취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으면 장기간 단식으로 인해 근육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식 기간, 보충제와 커피 섭취의 영향은?
필 미컬슨의 2025 마스터스 토너먼트 경기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필 미컬슨의 2025 마스터스 토너먼트 경기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컬슨은 이와 같은 부작용에 대비해 단식일 동안 영양 보충제를 커피에 섞어 마신다고 밝혔다.

로즈 박사는 적절한 조치라며 이를 권장했다. 그는 “장기간 단식하면 신체가 에너지를 얻기 위해 단백질과 지방을 모두 분해하기 시작하여 근육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아미노산, 지방산, 전해질, 특정 대사 활성 물질과 같은 보충제는 이러한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가지사슬아미노산(BCAA), 크레아틴 또는 HMB(하이드록시메틸부티레이트)를 보충하면 공복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근육 조직, 운동 능력, 근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신체가 생성할 수 없는 필수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EPA·DHA와 같은 오메가 3를 보충하는 것은 장기간 단식 중에도 높은 수준의 기능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커피 섭취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커피의 카페인도 칼로리 없는 에너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식욕을 억제하고 단식으로 인한 ‘브레인 포그’(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되는 현상) 현상을 완화해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아레스 영양사 역시 커피가 식욕을 억제하고 지방 산화를 촉진할 수 있기에 단식에 좋다며 콜라겐을 추가하면 체중 감량 과정에 필수적인 근육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근력 운동의 중요성

미컬슨이 단식 기간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는 말에 로즈 박사는 “체중 감량 중 근육 육지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지지했다.

“신체는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라는 원칙에 따라 작동한다. 칼로리 제한이나 금식 기간에는 더욱 그렇다.”

로즈 박사는 “근육은 유지를 위해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조직 중 하나다. 매일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신체는 에너지를 보존하기 위해 근육을 우선적으로 분해하기 시작한다. 저항 운동은 신체에 제지방(체중에서 체지방을 뺀 나머지)이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과도한 근육 분해를 방지하고 지방을 연료로 먼저 사용하라고 지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근력 운동은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하고 신진 대사율을 높이며, 체중 감량이 근육보다는 지방에서 주로 이루어지도록 한다“며 단식 후 충분한 단백질 섭취로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로즈 박사와 소아레스 영양사는 일반인이 미컬슨처럼 장기간 단식하는 방법을 따라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개인에게 가장 적합하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식습관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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