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늘며 가뭄 규모 커져
건조한 초목, 불씨 키우는 연료
대형 화재 막을 가뭄 대책 시급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면서 가뭄으로 토양 건조화가 심각해지고 가뭄의 지속 기간이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가뭄으로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토양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으로 토양 건조화가 심각해지고 가뭄의 지속 기간도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조해진 토양과 대기는 산불을 키우는 원인이라는 점에서 가뭄 규모 확대와 장기화를 입증한 이번 연구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LA)에서 발생한 산불과 같은 대형 재해가 반복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대규모 산불 피해를 예방하려면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량쯔 천 스위스 연방 산림·눈경관연구소(WSL) 연구원 연구팀은 16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약 40년 동안 전 세계 거의 모든 대륙에서 가뭄은 더 건조해지고 기간은 길어졌으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가뭄은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메마른 날씨가 이어지는 기상 현상이다. 최근 수십 년간 기후변화로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증가하고 건조해진 대기가 가뭄을 악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 중 CO₂ 농도가 증가하면 온실효과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가뭄이 심화된다.
가뭄이 길어지면 나무와 낙엽이 머금은 수분 함량이 크게 줄어들며 공기 중 습도도 낮아진다. 건조한 초목은 불씨를 키우는 연료 역할을 하며 수분이 줄어든 대기는 불씨가 커지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가뭄이 산불을 위협하는 환경적 요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가뭄 현상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1980년부터 2018년까지 전 세계 각지에서 측정된 장기적인 가뭄 분포 데이터 1만3176개를 분석한 결과 거의 모든 대륙에서 수 년 또는 수십 년 동안 지속된 ‘장기적인 가뭄’이 발생했다. 특정 기간 강수 데이터와 대기·식물이 잃는 수분의 양으로 산출하는 표준강수증발산지수(SPEI)로 가뭄의 장기성을 판단했다.
가뭄의 영향을 받는 토지 면적도 매년 평균 4만9279㎢씩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온대 초원에 속한 녹지가 아열대 및 열대 숲에 비해 더 많이 사라졌다. 연구팀은 “가뭄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며 “가뭄이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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