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습관 형성하기 위한 몸부림, 스타트업이 도와줍니다[스테파니]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6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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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테파니 독자 여러분~.

동아일보에서 스타트업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김하경 기자입니다.

(스테파니는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를 ‘파’헤쳐보‘니’의 준말입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결심을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월이네요!

날이 풀리니 왠지 잠은 솔솔 오고… 연초 세웠던 운동 계획이나 자기계발 계획은 조금 수정하게 되고… 저랑 비슷한 독자분들 계시지 않나요? ㅎㅎ

동아일보DB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느슨해진 고삐를 다시 조일 수 있는 장치(?)를요!

오늘 스테파니에서는 습관 형성을 도와주는 스타트업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돈을 잃지 않기 위한 몸부림
강제성을 부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아무래도 ‘돈’인 것 같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돈 날리지 않기’인데요.

‘매일 오후 7시 30분, 동네 공원에서 1시간씩 조깅을 한다’는 다짐은 때로는 지친 퇴근길을 거치며 ‘오늘 하루쯤이야….’라는 생각과 함께 빼먹게 되곤 하죠.

하지만 비싼 1대1 퍼스널트레이닝을 등록해둔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퇴근 후 몸이 노곤해져도 ‘내가 낸 돈이 얼만데!’라고 생각하며 꾸역꾸역 몸을 일으켜 운동하러 가게 되지 않나요?

스타트업 화이트큐브에서 운영하는 습관 형성 플랫폼 ‘챌린저스’도 돈을 통해 동기부여를 합니다.

우선 사용자는 달성하려 하는 목표에 작게는 1만 원에서 최대 20만 원까지 돈을 걸게 되는데요. 이렇게 걸어둔 돈은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경우 차감되고요(안돼 내 돈!!!!), 반대로 목표치의 85% 이상으로 성공하면 전액을 환급받게 됩니다. 100% 성공하면 소액의 상금까지 받을 수 있고요.

내가 낸 돈을 돌려받는 거야 그렇다 치는데, 상금 재원은 어떻게 마련되는 것일까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용자들이 들으면 배 아프실 것 같은데요, 목표치의 85% 미만으로밖에 달성하지 못한 유저들에게서 발생한 미환급금으로 상금 재원이 마련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한 이용자들은 각 개인의 참가비에 비례해 재원 안에서 상금을 분배받게 됩니다.

유저들마다 각기 다른 목표들이 있으실 텐데요,

운동, 학습, 시간 관리 등 챌린저스에서 공식적으로 개설해둔 1000여 종의 미션에 참가해도 되고, 새롭게 주제를 설정해서 참가자를 모집해도 됩니다. 개설된 미션 중에서는 ‘하루 한 번 하늘 보기’ ‘아침 6시 일어나기’ ‘하루 5줄 일기 쓰기’ ‘반려식물 물 주기’ 등 소소한 내용들도 있다고 하고요. 스마트폰으로 인증샷을 찍어 업로드하는 것으로 인증하면 됩니다.

챌린저스의 미션 중 ‘샐러드 먹기’ 미션을 인증하기 위한 사진 촬영 가이드 내용. 화이트큐브 제공.
챌린저스의 미션 중 ‘샐러드 먹기’ 미션을 인증하기 위한 사진 촬영 가이드 내용. 화이트큐브 제공.
화이트큐브 관계자는 “챌린지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만 명, 평균 미션 성공률은 90%로, 취준생이나 직장인, 주부 등 유저들도 다양하다”며 “설정한 기간 동안 도전 과제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면서 습관을 기르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미션 수행하면서 잠에서 깨기
혹시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서 자기계발하기’ 목표를 세워두셨던 독자분은 안 계신가요?

야행성인 제게 ‘아침 일찍 일어나기’는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5분 단위로 알람을 맞춰놔도 12번씩 꺼 가며 1시간을 더 자는 제게 ‘평소보다 1시간 더 일찍 일어나기’라는 목표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목표입니다.

그런데 이 앱을 사용한다면, 어쩌면 다른 일상이 펼쳐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이제는 너무 유명해져서 말하기에도 입 아픈) 알람 앱 ‘알라미’인데요.

알라미는 정해진 미션을 수행해야 알람을 끌 수 있도록 합니다. 미션은 정말 다양한데요, 알람을 끄기 위해 스쿼트하기, 걷기, 수학 문제 풀기, 정해진 물건 사진찍기 등의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용자는 잠에서 저절로 깨게 됩니다.

딜라이트룸의 ‘알라미’ 앱에서 알람이 울릴 때 제시되는 미션 의 한 모습. 딜라이트룸 제공.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아침 기상에 어려움을 겪으면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이 앱이, 글로벌 1위 알람 앱이 됐을까요. 현재 170여개국에서 7000만 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고 하고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47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알라미를 개발한 ‘딜라이트룸’은 2013년 법인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외부 투자를 유치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지난해 매출은 192억 원, 영업이익 110억 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앱 광고 노출에 따른 수익과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로 수익을 다각화 한 것이 비결이라고 합니다.

●타인의 공부 모습 보며 자극, 감시받는 것 같은 느낌의 강제성도
요즘 대학교 커뮤니티에는 ‘캠스터디 충원한다’는 글이 종종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캠스터디란 혼자 공부하는 사람들이 캠을 켜놓고 공부하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혼자 공부를 할 때보다 화상을 통해 서로 공부하는 모습을 공유하는 것이 동기부여가 되는 데다, 공부 습관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한다고 합니다. 마치 누군가 내가 공부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있는듯한 효과를 주는 것이죠.

캠스터디를 위해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이 ‘구루미’인데요. 구루미에 따르면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이 구루미 캠스터디 이용자의 절반가량(44.9%)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취업준비생(23.1%)과 대학생(14.8%) 등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요.

구루미의 메인 비즈니스는 쌍방향 화상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인데요, 구루미의 화상 서비스를 공부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2018년 캠스터디 서비스를 신설했습니다. 캠스터디 서비스의 MAU는 20만 명이라 하고요. 이용자들은 구루미 캠스터디의 효과로 △집중력 향상 △함께하는 즐거움 △강제성 확보 등을 꼽았다고 하네요.

구루미 캠스터디 이용자들의 화면 모습. 각 화면 오른쪽 상단에서는 공부한 시간이 측정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구루미 제공.
구루미 관계자는 “공시생 등 하루에 열 시간 이상 공부하며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하는 분들이 서로 의지를 하면서도 자극을 주고, 정보도 공유하는 등 선의의 경쟁을 하기 위해 캠스터디를 활용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이용자가 더 늘긴 했지만 이미 그 전부터 있었던 문화”라고 말했습니다.

독자 여러분! 아직 4월 초니, 한 해가 4분의 1밖에 가지 않았어요!

‘왜 나는 의지가 없지’라고 자책하기보다는, 때로는 타의적인 힘의 도움을 받아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독자 여러분들도, 저도 다시 한번 힘내서 연말에는 ‘후회 없는 한 해 보냈다!’고 자신 있게 말해볼 수 있길 기원합니다 ㅎㅎ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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