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괴로운 ‘과민성대장증후군’… 식습관 바꾸고 유산균 섭취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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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젊은 환자 증가…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원인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제 없어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피하고 꾸준히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를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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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준비한 중요한 시험이나 면접에서 참을 수 없는 복통이 찾아와 망친 적이 있다면, 고속도로 위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운전대를 간신히 부여잡고 화장실을 찾은 적이 있다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최근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약 162만 명으로 2014년 대비 5년간 11.2%, 16만 명 늘어난 것이다. 특히 20∼30대 젊은층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지속되면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고 ‘장누수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제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이에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는 식단 관리와 유산균 섭취를 통해 장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예민한 장에 맞는 유산균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 증가… 장내 불균형이 원인


과민성대장증후군이란 대장 내시경이나 엑스선 검사로 확인되는 특정 질환은 없지만 식사 후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복통, 복부 팽만감같은 불쾌한 소화기 증상이 반복되며 설사 혹은 변비 등의 배변 장애 증상을 가져오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특히 증상이 심한 사람은 중요한 시험 중이나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을 때 참을 수 없는 신호가 찾아와 곤란한 상황에 처할 때가 많다.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원인은 없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자극적인 식단이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은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 상태가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 속에 분포해 있는 미생물은 유익균, 중간균, 유해균으로 나뉘는데 유해균의 비율이 높아지면 장내 불균형이 심해져 변비,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역시 장내 유해균들이 많아지며 가스가 생성됨에 따라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 발표되었다.

설사균 많은 예민한 장… 뚜렷한 치료제 없어


실제로 과민성대장증후군 등과 같이 예민한 장을 가진 사람들의 장내 환경은 대부분 유해균 비율이 높아 균형이 깨진 사람들이 많다. 설사를 자주 하는 예민한 장을 가진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분석한 결과 설사균인 프로테오박테리아, 엔테로박테리아세 등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많은 편이었다. 이처럼 장내 유해균의 비율이 높은 경우 장내에 가스와 독소가 생성되면서 복부 불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계속해서 인스턴트 식품이나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장에 독소가 쌓이고 장 점막이 자극될 경우 유해균이 꾸준히 증가하여 장벽에 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곧 장 점막에 구멍이 생겨 장내 물질들이 새는 장누수증후군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의 불균형한 장내 환경은 장 건강은 물론이고 뇌에도 영향을 미쳐 환자의 심리나 행동까지 변화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유명한 ‘장-뇌 축(Gut-Brain Axis)’ 이론에 기반한다. 장과 뇌는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며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실제 연구 결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실험용 쥐에게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의 설사 배변물을 주입한 결과 건강한 사람의 분변을 이식한 쥐들에 비해 장 기능이 원활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불안, 우울 증세 등 행동에서도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불안,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심리 상태로 이끌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과민성대장증후군에 효과적인 뚜렷한 치료제가 없다. 증세가 심하면 지사제 등 약물 치료를 할 수는 있지만 일시적일 뿐 이후 재발 가능성이 높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지속되면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지속적인 복통에 시달려 학업이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해 수면 부족, 불면증 등이 올 수도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를 위해서는 개인의 식생활 습관을 바꾸고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등을 통해 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 밀가루, 기름진 음식 등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고 장 건강을 위해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섭취해 줘야 한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유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의 일종이다. 유산균은 유익균은 증식시키고, 유해균은 억제하여 건강한 장내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예민한 장 맞춤 유산균 섭취 도움


과민성대장증후군처럼 예민한 장을 가진 사람의 경우 유산균을 고를 때 더욱 주의해야 한다. 유산균을 선택할 때 복부 불편 정도, 기간, 건강한 변의 형태로 개선 등의 항목 등을 참고하면 좋다.

이러한 기능성을 가진 유산균주 중 유명한 것은 ‘UABla-12’와 ‘DDS-1’이다. 해당 유산균은 예민한 장을 가진 사람의 장내에서 많이 발견되는 설사균을 잡는다.

예민한 대장을 가진 330명을 대상으로 6주간 해당 유산균을 섭취하게 한 결과, 세포 보호 균총인 페칼리박테리움은 증가하고, 설사 유발 균총인 디설포비브리오 등은 감소해 장내 환경 개선이 이뤄지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복부 불편 정도와 기간, 복부 팽만감, 건강한 변의 형태의 항목에서 유의적 개선이 확인됐다.

더불어 캡슐 형태의 유산균 제품의 경우 장용성 캡슐 제품을 선택하면 좋다. 장용성 캡슐은 내산성, 내담즙성이 뛰어나 위에서 유산균이 사멸할 확률을 낮춰 생존율을 높여준다.

또한 유산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가 함께 함유된 제품이면 더욱 좋다. 유산균은 한 달 이상 꾸준히 섭취해야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지정한 프로바이오틱스 일일 권장량은 최대 100억 마리다.

김신아 기자 s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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