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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人] 농업의 발전 내 손으로 이끈다. 퍼밋 스마트팜 설계·시공 관리자 이야기

입력 2022-05-20 07:35업데이트 2022-05-20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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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人’은 빠르게 발전하고 성장하는 스타트업 속에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정확히는 ‘그들은 무슨 일을 할까?’라는 궁금함을 풀고자 합니다. 많은 IT 기업이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데, 정작 해당 인재는 그 기업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잖아요. 예를 들어, 같은 부서, 같은 직함을 가진 구글의 인재와 페이스북의 인재는 똑 같은 일을 하고 있을까요?

이번에 스타트업人으로 소개하는 기업은 스마트팜을 포함해 다양한 농업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퍼밋(FIRMMIT)’입니다. 농작물 혹은 설치 장소별 스마트팜 설계와 구축, 운영 관리 기법을 연구하고 데이터를 활용한 농작물의 생육 환경 개선까지 해 내는, 재주 많은 스마트팜 스타트업입니다. 창업 이후 매년 매출을 두 배씩 늘리며 순조롭게 성장 중이고, 하이트진로를 포함한 대기업과의 파트너십과 해외 농업 시장 진출 등 성과도 차근차근 내는 곳입니다.

임철원 퍼밋 ICT 팀 매니저

퍼밋에서 만난 인재는 ‘임철원 퍼밋 매니저’입니다. 퍼밋이 만들고 보급하는 스마트팜의 설계, 시공을 전담하는 엔지니어이자 관리자입니다. 스마트팜을 만들 때 쓰는 부품, 기술과 기기도 연구 개발합니다.

스마트팜의 종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합니다. 농가의 위치와 기후, 농작물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스마트팜의 모습과 크기는 물론 운영 방법까지 달라집니다. 여기에 농민의 요청까지 만족하는 맞춤형 스마트팜을 구상하고 만드는 것이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나 농작물을 기르도록 돕는, 농업의 수고는 줄이고 수확량을 늘리는 스마트팜이 각광 받는 지금, 퍼밋에서 스마트팜 설계·시공과 운영 경력을 차곡차곡 쌓는 임철원 매니저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IT동아 : 퍼밋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요? 스마트팜 설계와 설치를 함께 한다니, 호기심이 듭니다. 팀의 인력 구성도 알려주세요.

임철원 매니저 : 퍼밋의 ICT 전문 상표 ‘제트텍’에서 스마트팜 시설과 부품 제작을 담당합니다. 퍼밋 ICT 팀은 세 명이 한 팀으로 움직이는데요. 저는 이 팀을 총괄 관리합니다. 스마트팜 시설과 부품 제작은 물론 시공과 운영, 유지보수와 사후보장까지 맡습니다.

스마트팜을 만들 때 쓰는 부품을 소개하는 임철원 매니저

IT동아 : 스마트팜의 시설과 부품 제작이라......스마트팜을 설계하고 설치할 때 어떤 시설과 부품을 쓰나요? 그에 따라 스마트팜의 모습이나 기능도 달라질 듯한데요. 스마트팜의 종류도 설명해주세요.

임철원 매니저 : 스마트팜 내외부의 환경 요소와 변수를 파악하는 ‘센서’를 여러 개 쓰고요, 이 센서의 정보를 토대로 스마트팜 곳곳의 설비를 제어하는 ‘주장치’가 있습니다. 스마트팜을 설치할 농장의 위치나 특성, 혹은 기를 농작물에 따라 이들 센서와 주장치를 연결하고 최적화하는 식으로 설계하고 시공합니다. 물론, 기존 농장이나 하우스에 설치된 설비와의 호환도 고려합니다.

센서의 종류는 아주 다양해요. 농작물의 생육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온습도나 이산화탄소를 감지하는 센서는 기본이고 땅의 온도와 산도, 바람의 방향과 세기, 일조·일사량에 강우량 등 여러 환경 변수를 측정하는 센서를 조합합니다. 여기에 농작물의 생육을 돕는 양액의 배합 기술과 공급로, 차광과 보온 등 농작물의 생육 환경을 제어하는 기술 역시 스마트팜을 만들 때 필요합니다.

이런 절차를 거쳐 다양한 스마트팜이 태어납니다. 쓰는 부품과 기술이 많으니 스마트팜의 유형과 구조도 가지각색이에요. 퍼밋은 건축비와 유지 관리비는 싸고 내구성은 높은 스카이 글라스, 유기농 자연 순환 재배인 아쿠아포닉스, 공간 활용성과 작업 효율 모두 우수한 행잉 베드 등 다양한 스마트팜을 운용합니다.

스마트팜을 고스란히 소형화한 실내 재배기, 가정에 두고 쓰는 빌트인 가정 재배기도 어엿한 스마트팜이에요. 우리나라 모 제약사의 건물에 설치된 퍼밋 타워형 회전 재배기는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고 합니다.

스마트팜을 만들려면 많은 부품과 설비를 조합해야 한다.

IT동아 : 스마트팜 설계·설치 관리자로 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임철원 매니저 : 예전부터 전자 전기 기술과 정보통신 기기를 좋아했어요. 농업유통정보학 전공이라서 농업에도 관심이 많았고요. 자연스레 정보통신기술과 농업을 융합한 스마트팜의 소식을 자주 찾아봤습니다.

기존의 농업에 제가 가진 정보통신 지식을 접목하면 시스템 전반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농업의 인식도 너끈히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포부를 가지고 제가 일 할 스마트팜 기업을 찾다가 퍼밋을 발견했습니다.

IT동아 : 많고 많은 스마트팜 기업 가운데 퍼밋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그리고 실제 퍼밋에 입사해 일 한 소감은 어떤가요?

임철원 매니저 : 퍼밋은 스마트팜 기업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실험과 도전을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농업 부문에서 새로운 유행과 신념, 가치를 만들자는 제 포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마트팜 기술과 부품 연구 현장

하지만, 막상 퍼밋에 입사해서 일하다보니 기대보다 불안이 더 컸어요. 스마트팜 업계 경쟁이 이렇게 치열한데, 퍼밋은 얼핏 보기에는 ‘돈이 되지 않을 듯한’ 연구 개발에 집중했으니까요. 기업이라면 당연히 이윤을 가장 먼저 추구해야 하는데, 퍼밋은 그렇지 않다고 느꼈어요. 물론, 지금은 이 때 이 우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알고, 퍼밋이 돈이 되지 않을 듯한 연구 개발을 하는 이유도 잘 이해합니다.

퍼밋의 연구 개발 방향은 기술을 과시하고 시장을 넓히는 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농업과 상생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농업인의 고민과 노하우, 의견을 귀담아 듣고 그 고민을 풀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해요. 돈이 되는 연구가 아니라 농업인들 도울 연구를 합니다. 농업인에게 알릴 스마트팜 교육 자료를 만들고 농작물 재배 방법을 같이 연구하며 함께 성장하려 노력합니다.

그러니 퍼밋의 성장과 이윤이 마치 마법처럼 자동으로 생겨났어요. 저도 이제는 이윤이 아닌, 농업과 상생하고 동반 성장하는 제품을 만든다는 신념을 갖고 스마트팜 설계·설치 관리자로 일 합니다.

스마트팜 설비 제작 현장

IT동아 : 스마트팜 설계·설치 관리자, 왠지 쉬울 듯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렵고 힘든 일이 많을 듯한데요, 이 직군에서 일 하려면 어떤 능력을 길러야 할까요? 설계? 전기? 프로그래밍?

임철원 매니저 : 스마트팜의 기초는 ‘전기 기술’입니다. 모든 정보통신 기술의 토대이기도 하죠. 스마트팜을 설치하러 농업 현장에 가면 복잡한 전기 설비는 물론, 여러 기업이 만든 가지각색 스마트 농업 기기들을 만납니다. 어떤 스마트팜 기업도 설비와 기기를 모두 만들지 않아요. 한정된 자원을 효율 좋게 사용하기 위해서 잘 만드는 설비, 제작 기술을 가진 설비를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스마트팜을 설치하려면 각기 다른 전기 설비와 스마트 농업 기기들을 현장에서 조합하고 최적화해야 하는데, 이 때 전기 기술을 꼭 알아야 합니다. 설비와 기기들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어떻게 움직이고 또 어떤 효과를 내는지를 이해해야 하니까요. 현장을 보고 이해한 후 환경에 맞는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한다는 점에서 센스와 호기심도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여러 번 시도하는 끈기와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스마트팜 설계와 설치 절차는 참 복잡해요. 딱 보면 정말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스마트팜 설계·설치 관리자로 일 해보니 불가능은 없더군요.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기술을 다듬고 제품을 접목하기를 되풀이했습니다. 실패도 여러 번 했는데, 결국은 성공했어요.

한 사례로, 버섯 재배 시설이 들어선 컨테이너 냉장고를 스마트팜으로 바꾼 경험도 있어요. 대개 스마트팜은 농장이나 비닐 하우스에 설치합니다. 그런데 컨테이너 냉장고, 하물며 기르기 어렵다는 버섯을 재배하는 곳에 스마트팜을 설치하는 과제라서 처음에는 '이건 안 되겠다' 싶었어요.

제어 장비를 연구하고 시설을 개조해 마침내 버섯 재배 스마트팜 구축에 성공한 그 순간, 문득 떠오르더군요. 정말 안 되는 것은 없구나. 한편으로는 송이버섯은 양식이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퍼밋의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하면 송이버섯 스마트팜을 만드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팀원과 함께 스마트팜 부품을 점검하는 임철원 매니저

IT동아 : 통쾌했겠군요. 그 밖에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 즐거운 일은 무엇일까요?

임철원 매니저 : 보람은 아무래도 일을 끝맺음할 때 가장 크게 느낄 거에요. 저도 그렇습니다. 지금 농촌은 고령화가 가속되며 나이 지긋한 농부들만 남아 계셔요. 이 분들께 스마트팜을 보급해 수고는 줄이고 수확량은 늘리도록 돕습니다. 스마트팜을 설치 완료했을 때, 그리고 그 때 농업인들이 보여주시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껴요.

이전에 한 노부부가 운영하는 농장에 스마트팜을 설치해 드렸어요. 두 분이 함께 열악한 비닐하우스 안에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며 농작물을 기르셨지요. 작업을 상당 부분 대신 해 주는 스마트팜을 설치해드린 덕분에, 이 노부부가 이제는 여유 시간을 갖고 외출도 자주 하시고 평소에 잘 가지 못했던 병원도 가고 하세요.

퍼밋의 스마트팜을 설치한 농부들의 의견은 거의 호평입니다. 스마트폰으로 농사를 짓는다니 신기하다고 말하는 분도 계시고, 일을 하는 수고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좋아하는 분도 계셔요. 농작물 생산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이제 여가를 좀 더 편히 즐기게 됐다며 농부들이 지은 함박웃음은 도무지 잊히지 않네요.

즐거운 일이라면, 우리나라에 있는 거의 모든 작물을 먹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블루베리나 메론, 5성급 호텔에 납품하는 애플 망고 등 고급 과일을 많이 먹어봤어요. 게다가 이 고급 과일들은 제가 설계하고 만든 스마트팜에서 자란 것들입니다. 제가 만든 기술로 맛과 향이 더 좋아진 작물을 먹는 즐거움, 매력 있지 않나요?

퍼밋이 만든 다양한 스마트팜. 출처 = 퍼밋

IT동아 : 반면, 스마트팜 설계·설치 매니저로 일 하면서 힘든 점이나 앞으로 해결할 고민들은 무엇일까요?

임철원 매니저 : 아무래도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팜을 농부들에게 알리는 일이 어렵지요. 젊은이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이 많은데요 뭘. 저는 스마트팜 IOT 제품을 구상하고 개발할 때 어머니를 떠올려요. 어머니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려는데, 쉽지 않네요. 스마트폰 자체를 쓰기 어려워하는 농업인들도 쉽게 스마트팜을 제어하도록, 사용자 경험을 개선할 해결책을 찾는 것이 가장 힘든 점이자 고민이에요.

사회에서 농업의 인식이 좋지 않은 것도 아쉽습니다. 청년 대부분은 농업이라 하면 손과 발에 흙을 묻히고 먼지투성이 환경에서 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농촌에서 일 하는 것을 꺼리고 도시에서 일 하고 싶어하고요. 그러다보니 퍼밋을 포함한 스마트팜 기업은 젊은 인재를 채용하기 어려워요.

사실, 맞아요. 스마트팜 설계·설치 관리자는 늘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일 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큰 보람과 소중한 경험, 현장을 제외한 그 어느 곳에서도 배울 수 없는 고유의 농업 기술을 얻어요. 이들 노하우로 성과를 낼 때의 즐거움도 각별합니다. 스마트팜을 도입해 성과를 늘린 농업인들의 환한 표정을 볼 때,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의 즐거움과 보람은 이 직업을 선택할 충분한 이유입니다.

스마트팜 주 장치를 설계·제작하는 모습

IT동아 : 스마트팜 설계·설치 관리자로서, 앞으로 스마트팜 시장 변화의 양상과 전망을 그려주세요.

임철원 매니저 : 지금까지 스마트팜은 온도나 습도 등 한두 가지 환경만 파악했는데요, 이제는 여러 환경을 동시에 파악, 조절하도록 돕는 복합 환경 제어 스마트팜이 대세가 될 거에요. 센서의 종류가 다양해진 덕분에 복합 환경 제어 스마트팜은 더 똑똑하게, 정밀하게 여러 환경 변수를 파악하고 사용자에게 결과를 알려줄 것입니다. 스마트팜을 적용 가능한 농장과 농작물의 범위도 더욱 다양해질 것이고요.

스마트팜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기술이에요. 세계의 산업을 마비시킨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통망까지 어지러워졌어요. 세계 각국의 정부는 식량 전쟁에 대비해 농작물 자급자족안을 앞다퉈 연구 중입니다. 의식주 가운데 옷과 집은 없어도 살지만, 식량은 없으면 살지 못하잖아요? 스마트팜은 농작물의 재배 한계를 없애고 수확량을 늘리는 기술입니다. 농업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없애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셈이지요. 세계 정부가 눈독을 들일 수밖에, 앞으로 각광 받을 수밖에 없어요.

퍼밋은 이에 따라 복합 환경 제어 스마트팜보다 더 진보한 기술을 개발 중이에요. 스마트팜이 아무리 똑똑하고 정밀하게 습도나 온도 등 환경 변수를 파악해도, 결국 이를 조절하는 동작은 사람이 해야 했습니다. 문을 열고 온도 밸브를 조절하고 물을 뿌리는 동작은 사람이 했어요.

퍼밋은 인공지능에 농업 관련 데이터를 더해 환경 변수 파악은 물론 조절까지 스스로 해내는 스마트팜을 연구 중입니다. 그러면 사람은 보고를 받고 수확만 하면 돼요. 온습도 조절, 농장 운영은 모두 스마트팜이 할 테니까요.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농업 로봇까지는 아니더라도, 스마트팜 안의 모든 환경을 가장 알맞게 자동 조절하는 로봇 스마트팜은 곧 등장할 것입니다.

인공지능 스마트팜 부품을 연구하는 임철원 매니저

IT동아 : 퍼밋에서 이룰 목표, 그리고 개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임철원 매니저 : 목표는 하나에요. 퍼밋을 스마트 농업의 선두 기업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늘 농업인의 말을 귀담아 듣고, 이들의 고민을 해결할 방법을 치열하게 궁리하는 퍼밋이기에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해요.

물론, 자체 스마트팜 기술 연구 개발에도 매진해야지요. 이것이 제 개인 목표 중 하나입니다. 더 다양한 스마트팜 솔루션을 가지고 더 많은 농가에 찾아가 이 분들의 고민을 해결할 IOT 기술을 선보이고 싶어요. 농업인의 목소리, 피드백과 응대, 지금까지 이룬 성과 등 폭넓은 경험을 토대로 스마트팜을 포함해 농업에 필요한 모든 기술과 기기를 만들겠습니다.

동아닷컴 IT 전문 차주경 기자 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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