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 분쟁 종결… 검찰, “영업비밀 침해 없었다” 대웅제약 무혐의 처분

  • 동아경제
  • 입력 2022년 2월 8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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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압수수색·조사 결과 ‘혐의 없음’ 결론
미국 ITC 판단 뒤집은 처분
대웅제약 “메디톡스 자료 조작 등 불법행위 법적 책임 물을 것”
메디톡스 “검찰 결론은 졸속 수사이자 명백한 과오”
대웅제약에 공개 토론 제안

보툴리눔 톡신을 둘러싼 분쟁이 종결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2부는 지난 2017년 1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등을 상대로 고소한 산업기술유출방지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사건에 대해 지난 4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번 처분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 영업비밀에 대한 침해가 없었다는 판단을 말한다. 검찰 측은 압수수색과 디지털 포렌식, 관련 직원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메디톡스 고유 보툴리눔 균주나 제조공정 정보가 대웅제약으로 유출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것으로 봤다.

대웅제약 측은 “애초에 영업비밀 침해는 존재하지 않았고 나보타는 대웅제약이 자체 균주와 기술로 개발했다는 사실이 명백하다”며 “검찰이 4년여 기간 동안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리면서 마침내 진실이 밝혀졌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번 처분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단이 정면으로 뒤집힌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대웅제약 측은 ITC 판단을 오류라고 강조해왔다. ITC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행정기관으로 대웅제약에게 해당 소송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행된 싸움이었다는 이유에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독점적 지위를 가진 엘러간 보톡스의 높은 장벽을 뚫고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지만 ITC는 근거 없는 추론에 기반해 수입금지 결정을 내렸다”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엘러간은 용도가 사라진 메디톡스와 계약을 파기했고 ITC는 이후 스스로 결정을 무효화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그동안 메디톡스 주장은 모두 허위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으로 경쟁사에 대한 음해와 불법행위를 일삼던 메디톡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웅제약 측은 “소송 과정에서 메디톡스 측이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수많은 위조, 허위 서류를 제출해온 것을 확인한 만큼 이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관계당국에 즉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균주 권원의 유일한 증거로 제출한 것은 소송 중인 2017년에 작성된 양모 씨 진술서 뿐이고 이 진술서 작성 전후로 100억 원 상당이 분할 지급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메디톡스 균주 분석 과정에서 균주 제조 관련 서류, 특성 보고서, 균주 관리대장 등이 거짓으로 작성된 사실도 인지했다”고 덧붙였다.

메디톡스는 이번 검찰 결론에 대해 충분한 자료 검토와 수사 없이 판단한 졸속 수사이면서 명백한 과오라고 밝혔다. 주요 근거로는 미국 ITC 판단을 들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가 2년여간 조사한 방대한 자료에는 대웅이 국내에서 균주를 발견했다는 주장이 거짓이라는 명확한 증거들이 존재한다”며 “검찰과 관련자들의 비협조로 제출되지 못했지만 다행히 국내 민사에는 제출됐다”고 말했다. 또한 “ITC를 포함한 미국 법률과 한국 법률 시스템 차이를 이용해 범죄 사실을 교묘히 은폐하고 있는 대웅의 행위가 개탄스럽다”며 “현재 진행 중인 국내 민사와 검찰 항고 절차를 통해 반드시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 측에 진실을 밝히기 위한 객관적 공개 토론 개최를 제안했다. 대웅제약이 주장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향후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웅제약은 지난 12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자체 개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임상 데이터를 제출하고 생물의약품허가신청(BLA)을 했다. 올해 내 중국 허가 취득과 3년 내 중국시장 1위를 목표로 약 2조 원 규모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나보타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다. 미국과 유럽, 캐나다 등 전 세계 56개국에서 허가를 획득하고 80여개 국가와 수출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시장을 공격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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