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운동량 부족한 수험생… “크고 둥글게 스트레칭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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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건강관리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 시기엔 수험생들이 부족한 학업을 보충하기 위해 밤낮 없이 공부에 매진할 때다. 시험일은 다가오고 장시간 공부에 집중했음에도 학업성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몸과 마음의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긴장 때문에 정작 시험 당일,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근육 긴장으로 근골격계 통증이 생기거나 극도의 시험 스트레스에 따른 불안감이 시험 당일 집중력을 저해할 수 있다.

4당5락… 요통 등 허리질환 위험 높아

2015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등학생 하루 평균 공부시간은 10시간 12분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건강상태는 이 같은 학업시간을 견뎌내기에는 부족한 실정. 7월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주 3일 이상 땀이 날 정도의 신체활동’을 하는 고등학생 비율은 24.4%에 불과했다.

수면과 운동량이 모두 부족해 몸을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가 약해진 상태에서 장시간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 것은 척추와 관절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질환은 요통 같은 허리질환이다.

신체의 허리부위는 허리 근육, 복부 근육, 척추가 이상적인 삼각형의 균형을 유지해야 통증 없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평소 고정된 자세를 오랜 시간 유지하면 이 균형이 깨져 허리가 약해진다. 처음에는 아무런 통증도 못 느끼지만 차츰 허리가 아프고 목과 어깨가 결리며 통증이 점점 더 심해진다. 수험생들의 나쁜 자세는 만성피로와 졸음, 집중력 저하 등의 문제도 야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충분한 수면을 통해 근육을 이완시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지만 공부시간에 쫓기는 학생들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대부분 수험생은 통증을 참고 버티지만 이 경우 학습 능률까지 떨어뜨릴 수 있어 통증 초기부터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박진규 부평힘찬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학습에 집중하면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숙인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이러한 자세를 장기간 지속하게 되면 일자목으로 쉽게 변형이 된다”며 “정상적인 C자 경추가 일자로 변형이 되면 탄력을 잃고 근육의 긴장이 과도해지기 쉽기 때문에 수시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시로 스트레칭 해 근육긴장 풀어야

수험생은 과격한 운동보다는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도의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근육 긴장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이 여의치 않다면 크고 둥글게 기지개를 자주 켜주는 등의 가벼운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

장시간 고개를 숙인 자세는 목 주변 근육을 긴장하게 한다. 머리와 목 근육의 긴장상태가 지속될 경우 두통이 발생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럴 때 목을 쭉쭉 늘리는 스트레칭을 하면 목 주변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경추 질환과 두통을 예방하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목을 늘리는 스트레칭 방법은 간단하다. 등을 곧게 펴고 선 채로 한 손을 반대쪽 머리 옆에 댄다. 손으로 머리를 어깨 앞쪽 45도 방향으로 당기고 15초 정도 유지한 뒤 천천히 돌아온다. 이어 머리를 어깨 뒤쪽 45도 방향으로 당겨 15초 유지한 뒤 풀어준다. 좌우로 각 5회씩 1세트로, 3세트 반복한다. 김노현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목을 늘리는 스트레칭을 할 때는 어깨가 올라가거나 등이 구부정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시간 학업에 따른 피로도는 목뿐 아니라 허리·척추 관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허리를 숙인 자세는 척추의 자연적인 S자형 만곡을 흐트러뜨려 허리에 과도한 압박을 주는 대표적인 자세다. 오래 지속될수록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척추측만증 등 근골격계 질환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허리 근육을 이완하는 스트레칭도 간단하다. 팔꿈치가 직각이 되도록 양팔을 위로 든다. 이때 손바닥은 몸 안쪽을 향하고 골반은 고정해 근육을 최대한 활용해서 몸통을 좌우로 회전시킨다. 이런 스트레칭은 등과 허리 근육을 이완시키고 운동시키는 데 효과가 있어 척추 질환 예방에 좋다.

손목질환도 수험생들이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글씨를 쓰거나 문제를 푸는 등의 일이 격렬한 운동에 비해서는 손목 부담이 적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필기는 단시간만 지속해도 손목 저림이 느껴질 만큼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김 원장은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손의 감각과 움직임을 담당하는 정중신경을 자극해 손목터널증후군을 불러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당기기 스트레칭으로 예방할 수 있다. 먼저 한쪽 팔을 앞으로 뻗어 손끝을 아래로 향하게 해준다. 반대편 손으로 뻗은 손을 눌러 몸 안쪽으로 15초간 당겨준다. 이후 손의 방향을 바꿔 같은 방법으로 하면 된다. 이는 손목을 휴식시켜 주변 근육이 부상당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손목당기기 스트레칭은 의자에 앉은 채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공부하는 도중 수시로 해주면 좋다.

과민성대장증후군 극복해야

수능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수험생의 정신적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이 때 많은 수험생이 긴장, 불안, 스트레스에 따른 복통을 호소한다. 복통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신경성 복통의 경우 과민성대증증후군일 경우가 많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식사나 가벼운 스트레스 후 복통·복부 팽만감 등의 불쾌한 증상이 반복되며 설사 혹은 변비 등의 배변장애 증상을 유발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과민성 대장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험 당일 과민성대장증후군에 따른 복통을 피하려면 미리부터 정신적 스트레스와 심리적 불안요인을 제거하는 편안한 마음자세가 중요하다. 식생활도 중요한데 자극이 강한 음식이나 경험상 몸에 좋지 않았던 음식을 피한다.

장에 부담 없는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고 영양 섭취를 위해 우유나 육류를 먹을 때는 지방분이 적은 것을 선택하면 장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수험 공부로 바쁘더라도 장운동을 활성화시키는 데 효과 있는 산책이나 조깅으로 활동량을 높이는 것도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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