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가 취업 면접관” 구인난에 시달리는 日기업 돌파구 만들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5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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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로봇, 화상면접 등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5일 전했다. 공간의 장벽을 넘어 지방의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東京)의 인터넷 광고기업 세프테니홀딩스는 올해부터 지방 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리크루팅’ 제도를 도입했다. 최종 임원면접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실시해 지원자를 한 번도 만나지 않고 채용하는 제도다.

이 회사에 지원한 후쿠오카(福岡) 시의 취업준비생은 “지금까지 도쿄를 5~6번 오가면서 왕복 교통비로만 약 15만 엔(약 150만 원)을 썼다. 취직에는 돈과 시간이 걸리는데 이런 방법이라면 집에서 진행할 수 있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온라인 채용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AI를 적극 활용했다. 지금까지 채용에 응모한 학생과 사원 6000명의 자료를 2009년부터 축적했고 채용 시와 입사 후의 활약을 비교해 ‘활약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어떤 직원이 어떤 활약을 할지 상당히 정밀하게 알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3년 전부터는 이 모델을 채용에 도입해 15분 동안 성격 테스트를 받는 것만으로 100여 항목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이를 토대로 면접을 간소화해 온라인만으로 채용하는 제도를 만든 것이다. 이 회사는 내년 채용 예정인 100~120명 중 30% 가량을 온라인만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덕분에 지방에서의 응모가 전년 대비 2.3배나 늘었다고 한다.

AI 로봇이 면접을 담당하는 서비스도 개발됐다. 채용 컨설팅 업체인 탤런트 앤 어세스먼트는 이르면 올 여름 소프트뱅크의 안드로이드(인간형 로봇) ‘페퍼’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AI가 면접을 진행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시간, 편한 장소에서 면접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I 면접관은 ‘학생 시절 무엇에 열중했는지’, ‘왜 그랬는지’ 등의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의 답변을 시선의 흔들림 등과 함께 분석한다. 답변 내용은 텍스트로 만든 뒤 과거의 면접 데이터 등과 비교해 유연성, 감수성, 계획능력 등 11개 항목으로 점수화한다. 기업은 그 결과를 토대로 채용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계란 생산 전국 2위인 히로시마(廣島)현 기업 아키타는 조만간 AI 면접관을 도입할 방침이다. 이 기업은 “그 동안 축산학부가 있는 홋카이도(北海道)와 도호쿠(東北) 지방의 지원자를 놓치고 있었다”며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대형은행 등의 홈페이지 운영을 지원하는 기업 멤버스도 AI 면접관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일본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AI 면접관에 대해 “첫 인상에 좌우되지 않고 공정한 면접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와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 수 없어 불안하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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