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진, 파킨슨병 유전자 세계 첫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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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의대 김응국-원소윤 교수팀
뇌신경세포서 관련 단백질 확인… 유전자 조작 통해 치료 길 열어

  
‘운동성 치매’라 불리는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유전적 요인을 한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동물 실험을 통해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응국 원소윤 충북대 의대 교수팀은 파킨슨병 환자들의 뇌 속엔 ‘PAK4’라는 유전자의 발현이 적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쥐를 이용해 해당 유전자를 치료한 뒤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진은 PAK4 유전자의 발현이 적으면 같은 이름의 PAK4 단백질의 생성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도파민 신경세포가 소실된다는 것을 규명했다.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 원인을 밝힌 것이다. 파킨슨병 환자의 PAK4 유전자 발현은 정상인의 25∼30%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특정 유전자의 이상 발현을 발견할 수 있는 ‘면역 염색법’으로 사람의 사후 뇌 조직을 관찰함으로써 이 같은 성과를 올렸다. 그간 PAK4 단백질은 암 유발과 뇌 형성에만 관여한다고 알려졌는데, PAK4 단백질이 도파민 신경세포에도 존재하는 것을 찾아낸 것이다.

 연구진은 동물 실험을 통해 파킨슨병 치료 가능성도 확인했다. 실험쥐의 두뇌 중 한쪽만 도파민 신경세포를 소실시킨 후 도파민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약물을 투여했다. 신경을 흥분시키는 도파민이 쥐의 정상 뇌에만 영향을 끼침에 따라 쥐는 손상된 뇌 쪽 방향으로 빙빙 도는 행동을 보였다. 이후 이 쥐의 유전자를 치료해 손상됐던 뇌의 PAK4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발현되도록 했더니 쥐가 한쪽 방향으로 회전하는 횟수가 감소했다. PAK4 유전자를 치료하면 도파민 신경세포가 보호되고 파킨슨병의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다.

 파킨슨병은 현재 국내에만 10만 명의 환자가 있다. 치료제가 없어 증상만 완화시키는 수준이다. 원 교수는 “현재 증상 완화를 위해 약물이나 기계요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약물은 장기 투여하게 되면 부작용을 일으키고 기계요법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없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이 유전자 치료법을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다면 파킨슨병 예방 및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학술지 ‘사이언스 트랜슬레이셔널 메디신’ 30일자에 실렸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

#파킨슨병#유전자#충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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