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김희선]정보체계능력 키우려면 스마트폰 대신 독서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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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한우리열린교육 대표이사
김희선 한우리열린교육 대표이사
통계청에 따르면 4인 가구의 월 통신료는 약 15만 원 선이라고 한다. 스마트폰 확산 때문이다. 문제는 사용하는 앱 중에서 79%가 게임이라는 점이다. 앱을 가장 많이 내려받는 연령은 12∼19세로 87.5%를 차지한다. 이에 힘입어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10조 원에 육박할 만큼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성세대조차 스마트폰 중독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식탁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는 아들과 주가 동향을 검색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어머니는 포털 연예기사를 클릭하고 있다.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에 손이 가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 모든 동작이 한 식탁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공통된 대화의 주제가 없다 보니 서로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멀어진다.

반면 정부가 발표한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3개월간 단 한 권의 책도 구매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59.2%다. 가구당 통신료 지출이 15만 원인 스마트 시대에 정보의 깊이는 줄고 있는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유대인들의 가정과 교육의 중심에는 항상 독서가 있다. 유대인의 가정은 대화로 시작해서 대화로 끝난다. 그 대화의 중심에는 율법서인 토라와 탈무드를 기반으로 하는 독서가 있다. 우리가 가정 독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유대인식 독서토론은 온 가족이 같은 텍스트를 본다는 특징이 있다. 이것은 가족 공동의 대화 주제로 자리를 잡는다. 가정이라는 가장 작은 공동체에서 강렬하게 경험한 정체성과 일체감은 좀 더 큰 사회로 확산되고, 2000년 동안 나라 없이 세계에 흩어져 살아가도 몇십 년 만에 강력한 나라를 만들어 내는 저력으로 이어졌다.

대화가 있는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함께 읽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녀가 저학년이라면 아이의 책을 부모가 함께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인물에 대한 부모의 공감대 형성이 아이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녀가 고학년이라면 동일한 시대 부분을 함께 읽어 나가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라고 하면, 아이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역사책으로 해당 부분을 읽고 부모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으로 해당 부분을 읽는 것이다. 함께 읽어 나가면서 궁금한 부분을 공유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때 부모가 적당한 칭찬을 곁들인다면 아이는 인정받는 기쁨과 함께 독서에 더 많은 흥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과 빅데이터로 대변되는 현대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보면 정보를 수동적으로만 받아들일 위험이 있다. 그럴 때일수록 정보를 체계화시킬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체계화는 독서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책 읽는 가정을 만드는 것이 평생학습의 출발점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김희선 한우리열린교육 대표이사
#통계청#4인 가구 월 통신료#스마트폰#빅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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