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채소·과일에 듬뿍 ‘식물영양소’, 암·만성질환 위험도 낮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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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영양소 ‘식물영양소’

한국인 10명 중 9명은 채소와 과일을 권장량 만큼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DB
한국인 10명 중 9명은 채소와 과일을 권장량 만큼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DB
웰빙 열풍이 불면서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채식만 하는 유명인들이 늘고 있고, 채식 뷔페도 성업 중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실제로 야채를 얼마만큼 먹고 있을까.

미디어에서는 채식 열풍이 제법 뜨겁지만, 실제 국민들의 야채 섭취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행신 박사가 내놓은 ‘한국인의 채소 과일 섭취량과 식물영양소의 섭취 실태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90%는 채소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8631명의 표본집단 가운데 채소와 과일 하루 권장 섭취량을 모두 만족하는 비율은 6.7%에 불과했다.

김치에 의존하는 채소 섭취

국민의 하루 평균 채소와 과일 섭취량은 각각 252.2g과 141.3g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김치 등 염장 채소와 가당 주스 등을 제외할 경우 실제로는 채소 151.4g, 과일 141.0g밖에 섭취하지 않았다. 한국영양학회가 권장하는 하루 채소·과일 섭취량은 성인 남성(19∼65세) 기준으로 채소 490g, 과일 300g인데, 이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한국인의 밥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채소류로는 마늘, 양파, 무 등 흰색류 채소였다. 흰색류에 이어 노란색, 보라색, 녹색 순으로 나타났다.

실태분석 자료에 따르면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과일 섭취량이 부족했다. 특히 30∼49세 남성의 경우 비흡연자는 328.1g의 채소와 151.3g의 과일을 먹는 반면, 흡연자는 290g의 채소와 85.2g의 과일을 섭취했다.

이행신 박사는 “김치를 통한 채소 섭취의존도가 무척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며 “우리나라 국민이 영양적으로 충분한 양의 5색 채소 과일을 골고루 챙겨 먹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들이 채소와 과일을 챙겨 먹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국 초등학교 5학년 2772명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식생활 환경 조사에 따르면 권장량 이상의 과일을 섭취하는 어린이는 17.8%에 그쳤다. 채소 반찬과 우유 역시 하루 2회 이상 섭취한다는 답은 각각 23.7%와 20.7%에 불과했다. 12∼14세 어린이의 과일과 우유 섭취 권장량은 하루 2회다. 채소의 경우 하루 5회.

반면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 컵라면을 주 1회 이상 섭취하는 어린이의 비율은 각각 69.8%, 74.6%, 47.9%나 됐다.

제7의 영양소로 불리는 ‘식물영양소’


다양한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먹으면 암과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바로 식물영양소 때문이다. 식물영양소는 식물이 해충이나 주변 동물, 자외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방어물질이다. 예를 들어 취나물, 쑥 등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쓰고 매운 맛이 나게끔 진화됐다. 색깔이 진하고, 맛과 향이 강할수록 식물영양소가 풍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식물영양소는 6대 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물)에 이은 7대 영양소로 분류되기도 한다. 강력한 항산화력이 있어 인체가 건강을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식물영양소는 빨강, 노랑, 초록, 하양, 보라 등 다섯 가지로 구분한다. 빨간색 식물영양소는 토마토 수박 자두 오미자 복분자 팥 대추 등에 많이 들어있는데 리코펜과 엘라그산 성분이다. 노화 속도를 늦추고, 위 간 전립샘 등에 좋다.

노란색 식물영양소에는 카로틴과 크립토산틴 등이 많은데, 몸 속에서 비타민A로 전환된다. 특히 눈과 피부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패션프루트, 당근, 호박, 파파야, 파인애플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초록색 식물영양소는 노화 지연에 도움을 주는 이소플라본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세포의 건강을 돕는다. 시금치, 피망, 상추, 브로콜리, 완두콩, 녹차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블루베리에 많이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은 대표적인 보라색 식물영양소다. 노화를 늦추고, 심장 건강에 좋다. 양파 마늘에 많이 들어있는 흰색 식물영양소 알리신은 심장 및 콜레스테롤과 관련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루에 세 번 이상 채소 섭취해야

미국은 1990년대부터 암 예방을 위해 5가지 종류의 식물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자는 ‘파이브 어 데이(5 A DAY)’ 캠페인을 펼쳐 왔다.

국내에서는 한국암웨이와 한국영양학회가 전국 초등학생 대상 조사와 전문가 논의를 거쳐 2012년 어린이 영양지수(NQ)를 국내 최초로 발표하고, 채소 및 과일을 하루 세 번 섭취하자는 ‘5·13’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한국영양학회와 뉴트리라이트는 매년 5월 13일을 ‘식물영양소의 날’로 제안하고 지속적으로 건강한 식물영양소 섭취 방법을 알려나갈 계획이다.

그렇다면 채소는 어느 정도 먹어야 적당할까. 전문가들은 식물성 식품(채소 곡류) 대 동물성 식품(육류)의 비율을 어른은 8 대 2, 성장기 어린이는 7 대 3 정도로 맞추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비빔밥 등 한식은 8 대 2 비율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식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채소를 싫어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어린 잎 채소를 활용하면 좋다. 어린 잎은 다 자란 채소에 비해 부드러워 섭취하거나 소화하기가 좋고 영양도 풍부하다.

특히 채소의 쓴맛은 식초와 소금을 적절히 넣으면 없앨 수 있다. 김치가 짜서 못 먹는 아이를 위해서는 저염 김치를 만들어주는 것이 대안이다. 단, 소금을 적게 쓰고 너무 오랫동안 절이지 않아야 한다. 양배추보다는 아삭한 로메인상추가 아이들이 먹기에 더 적당할 수 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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