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손님 수족구병 ‘봄의 공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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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시기 4월로 앞당겨져 비상


수족구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귀가한 뒤 항상 손과 발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어린이들의 경우 수족구병에 걸리면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차원에서 당분간 유치원과 학교 등 단체생활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DB
수족구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귀가한 뒤 항상 손과 발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어린이들의 경우 수족구병에 걸리면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차원에서 당분간 유치원과 학교 등 단체생활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DB
흔히 손, 발, 입안에 작은 수포가 생기는 수족구(手足口)병은 여름 질병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행 시기가 빨라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에는 4월부터 수족구병 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수족구병의 외래환자는 1000명당 3.9명. 이 시기 이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해 1000명당 10명 이상에 이르는 시기는 20주 차였다. 2012년 23주 차, 2013년 21주 차에 비하면 매년 유행 시기가 단축되고 있다.

조혜경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은 대체로 여름에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발병 시기가 3, 4개월 정도 앞당겨지고 있다”며 “어린이집, 유치원 등 밀도 높은 단체생활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빠르게 전파돼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말했다.

○ 호흡기나 점막으로 감염


수족구병은 주로 5세 이하 소아에게서 발생한다. 보통 4∼6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수족구병은 ‘콕사키바이러스 A16’ 또는 ‘엔테로바이러스 71’이라고 불리는 장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다. 바이러스는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이나 수포액, 대변 등으로부터 다른 사람의 호흡기나 점막을 통해 감염된다.

수족구병에 걸리면 발열과 목의 통증, 식욕 부진, 피부와 점막에 수포가 생긴다. 입안에는 혀와 구강점막에 4∼8mm의 수포나 궤양이 발생한다. 손과 발에는 작고 붉은 발진이 나타난 후 수포로 발전한다. 수포는 껍질이 두꺼워 분비물이 쉽게 터지지 않는다. 주로 손과 발에 생기지만 몸통까지 퍼지는 경우도 있다. 이와 함께 열이 날 수도 있으며 열은 3일 정도면 가라앉는다.

○ 통증 심하면 음식 차게 먹어야

수족구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열을 조절하고 청결을 유지하면서 입에 생긴 구내염을 치료해 주는 것이 좋다. 입안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아이가 식사나 물 마시기가 힘들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유동식이나 소화가 잘되는 부드러운 음식을 차게 해서 먹는 것이 좋다.

수족구병은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회복될 때까지 해열제와 수액 공급이 필요하다. 초기에 감기와 혼동해 항생제를 처방받는 경우가 있는데, 수족구병의 주요 증상만 나타난다면 이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므로 항생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증상이 심하면 음식을 먹지 못해 탈수나 쇼크, 탈진 현상이 나타난다. 면역체계가 아직 발달하지 않은 신생아가 이 병에 걸리면 사망할 수도 있다. 만약 수족구병에 걸린 영유아가 갑자기 팔다리가 늘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면 빨리 병원을 찾아 야 한다.

○ 외출 삼가고 손발 위생 철저히


수족구병은 수두처럼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한 아이는 언제든 다른 바이러스에 노출돼 또다시 수족구병에 걸릴 수 있다.

수족구병이 발병하면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 가지 않는 게 좋다.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과 발을 씻어야 한다. 대변을 통한 바이러스 배출이 회복 후에도 장기간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를 돌보는 가정과 보육기관에서는 기저귀를 간 뒤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조 교수는 “특이 증상이 없더라도 평소 잘 먹던 아이가 갑자기 식욕이 떨어지거나 목 통증을 호소한다면 수족구병을 의심해 단체생활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여름#수족구병#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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