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스타레보, 약 효과 지속시간 2.5∼3시간 연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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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이 약
노바티스 ‘스타레보’


파킨슨병 진행 5단계 ▶ [1] 마비 등의 증상이 팔이나 다리 한쪽에만 발생 [2] 증상이 양쪽 팔다리에 생기지만 균형감은 유지 [3] 양쪽 팔다리에 증상이 심해 걷기가 어려워짐 [4] 증상 심하지만 보조기구 이용해 활동은 가능 [5] 혼자서 움직일 수 없어 휠체어에 전적으로 의존
파킨슨병 진행 5단계 ▶ [1] 마비 등의 증상이 팔이나 다리 한쪽에만 발생 [2] 증상이 양쪽 팔다리에 생기지만 균형감은 유지 [3] 양쪽 팔다리에 증상이 심해 걷기가 어려워짐 [4] 증상 심하지만 보조기구 이용해 활동은 가능 [5] 혼자서 움직일 수 없어 휠체어에 전적으로 의존
100세 시대를 앞두고 이제는 ‘얼마나 살지’ 보다 ‘어떻게 살지’가 더 중요해졌다. 그러다보니 파킨슨병과 같은 노인성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04년 3만798명에서 2011년 6만8552명으로 7년 새 약 2.2배로 증가했다. 특히 50대 환자는 7년간 1.7배 증가해 60대 환자의 증가율인 1.4배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파킨슨병은 치매, 뇌중풍(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으로 고령화가 점차 진행됨에 따라 환자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노화현상으로 가볍게 보고 병을 키우는 환자가 적지 않아 노인들은 평소 세심한 관찰과 주의가 필요하다.

파킨슨병, 느려지고 경직돼

파킨슨병은 1871년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에 의해 처음 보고된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무하마드 알리, 아돌프 히틀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이 이 병을 앓으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병은 몸의 움직임을 부드럽고 원활하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신경세포가 점차 없어지면서 발생한다. 개인마다 증상 차이가 있고 발병 초기엔 증상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아 신경과 전문의가 아니면 진단이 쉽지 않다.

파킨슨병의 4대 증상으로 △손발이 이유 없이 떨리는 ‘진전’ △몸의 관절이나 근육이 굳는 ‘경직’ △몸의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느려지는 ‘서동’ △몸의 균형을 못 잡아 걸음이 불편해지는 ‘보행장애’ 등이 있다. 이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로 인해 많은 환자가 뒤늦게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다. 병이 악화될수록 운동장애가 심해지고 근육 관절이 굳어 몸을 아예 움직이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운동증상 외에도 우울, 원인 모를 통증이나 이상감각, 판단력 장애, 불안이나 공포, 기억력 장애 등의 인지 장애 및 변비, 배뇨 장애, 수면 장애 등의 비운동증상도 파킨슨병 환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주된 원인이다.

적극적인 치료로 호전 가능

파킨슨병은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데다 한 번 죽은 신경세포는 재생이 안 되기 때문에 일단 발병하면 완치는 힘들다. 그러나 운동을 꾸준히 하고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면 병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도 상당히 호전시킬 수 있다.

약물치료에는 주로 ‘레보도파’라는 도파민 전 단계 약물이 쓰인다. 체내에 들어가면 도파민으로 전환돼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장애 증상을 호전시킨다. 레보도파의 약효 반응이 좋은 초반엔 하루에 2, 3회 정도 복용하면 환자가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이렇게 초기 레보도파의 약효 반응이 좋은 시기를 ‘허니문 기간’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레보도파로 약물 치료를 시작한 뒤 평균 2, 3년이 지나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같은 양의 약을 먹거나 복용량을 늘려도 약효 발현시간이 짧아지는 ‘약효 소진현상’에 맞닥뜨린다. 약을 1회 복용한 환자가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시간이 6시간에서 3∼4시간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심각한 환자는 저녁에 약을 복용한 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날 때 약효 소진으로 전혀 몸을 움직이지 못해 고생하기도 한다.

최근 10년 내 레보도파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데이터에 따르면 10명 중 4명이 약효 소진 현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레보도파 복용기간이 길어질수록 복용량은 증가했으나 약효 소진현상이 나타나는 비율도 점차 높아졌다.

하지만 환자들은 약효 지속시간이 짧아지는 현상을 질환의 자연스러운 진행과정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때가 잦다. 특히 임의로 약의 복용량을 늘리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 이렇게 하면 약효 발현시간은 계속 짧아져 파킨슨병 증상이 악화되고 더불어 손발이 꼬이고 비틀어지면서 춤추는 듯한 ‘이상 운동증’ 같은 부작용의 발생 빈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약효 소진 현상 완화 치료제, 스타레보

최근엔 한국노바티스의 ‘스타레보’ 같은 복합제제의 치료제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스타레보는 기존 레보도파에 두 가지 효소 억제약물인 ‘카비도파’와 ‘엔타카폰’을 더한 복합제로 레보도파 단독 복용과 비교했을 때 약효 지속시간을 2.5시간에서 3시간까지 늘려준다. 또 레보도파의 약물 효과를 30∼50%까지 향상시키고 혈중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약효 소진 현상을 줄여주는 데 효과적이다.

스타레보는 레보도파의 일일 복용 필요량을 감소시켜 적은 양의 레보도파 처방을 가능케 해준다. 이로써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약물의 장기 복용에서 오는 부작용 부담을 완화시켜줄 수 있다. 발병 기간과 상관없이 처방이 가능하며 초기 환자들에게 투여하더라도 이상 반응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심혈관계 질환이나 정신과적 부작용 발생도 적다. 따라서 환자들은 계속 약을 먹는 데 긍정적이다. 스타레보는 1회 1정을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전문의 진단에 따라 투여 용량이 결정된다. 단독으로 혹은 음식물과 함께 복용해도 좋으며 효과는 처음 복용 때부터 확인할 수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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