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의약]비만·빈혈 치료제 등 지속적 신약개발로 경쟁력 확보

  • Array
  • 입력 2013년 3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비만 인구가 전 국민의 절반을 넘어섰다. 그에 따라 비만치료제 시장도 확장세다. 2011년 약 10억 달러(약 1조1180억 원) 규모였던 비만치료제 시장이 2018년에는 10배 이상 커진 105억 달러(약 11조70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는 보고서도 나왔다.

세계적인 대형 제약사들은 내분비계를 조절해 식욕을 감퇴시키는 식욕억제제와 지방을 이용한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켜 체중을 줄이는 열대사촉진제, 췌장의 지방분해효소를 억제하는 소화억제제 등 다양한 방향으로 비만치료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가운데 국내 제약사인 종근당이 개발 중인 ‘CKD-732’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1개월 동안 평균 4kg 줄여

CKD-732는 종근당이 항암제를 개발하다가 찾아낸 물질이다. 종근당은 1998년 항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여러 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던 중 CKD-732에 비만 억제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관련 특허를 출원하면서 본격적으로 비만치료제 개발을 시작했다.

종근당은 2009년 미국 제약회사 자프겐에 CKD-732 관련 기술을 수출했으며, 2011년 호주에서 임상 1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임상 1상 시험 결과 CKD-732는 고도비만 환자의 체중을 1개월에 평균 4kg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1개월 동안 안전하게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최대 수치다. 체중을 줄이면서도 약물로 인한 이상 반응은 발견되지 않아 안전성도 입증됐다.

임상 1상 시험에서는 부가적인 효능도 확인했다. CKD-732는 우선 식욕 감소 효과가 있으며 대사성 질환 관련 지표인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도 각각 38%와 22% 줄이는 효과도 있었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는 뜻이다. 인슐린에 잘 반응하는 호르몬인 아디포넥틴을 59%까지 상승시켜 당뇨병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였다.

종근당은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신약 개발상 시상식에서 기술수출상을 받았다. 미국의 제약 관련 학술지인 ‘연구개발(R&D) 디렉션스’는 글로벌 100대 혁신적 신약에 CKD-732를 선정하기도 했다.

김성곤 종근당 효종연구소장은 “CKD-732는 종근당 신약 개발 기술의 집약체”라면서 “고도비만을 치료할 획기적인 치료제가 없는 현재 상황에서 이 약이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많은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먹거리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역점

종근당은 차세대 먹거리로 바이오의약품 분야를 선정하고 관련 기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제일기린약품의 빈혈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CKD-11101’에 대한 임상 1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CKD-11101은 지속적인 약효를 발휘해 주 1회 투여만 해도 되는 빈혈치료제다. 종근당은 비임상 시험을 통해 오리지널 제품과 동등한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받기도 했다. 네스프의 국내 특허가 만료되는 2015년 11월 이후 CKD-11101이 발매되면 수입 대체에 따른 의료비 절감과 해외 수출을 통한 외화 획득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종근당은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인 ‘CKD-12201’에 대한 연구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09년부터 국내 바이오벤처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고난도의 바이러스 항원 제조기술을 확보했다. 제품화에 성공할 경우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 제품을 대체해 자궁경부암 백신의 국산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충남 천안 공장에 바이오 우수품질관리기준(GMP) 설비 구축을 완료한 종근당은 올해부터 다양한 바이오 제품의 임상 및 판매용 제품 생산을 진행하는 등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지속적인 신약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연구개발 역량을 극대화하고 산학연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형성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및 약가제도 변화에 따른 제약업계의 역경을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